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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이로우너 이야기

토닥토닥의 험난한 귀향길

2년 전 추석이었을거에요.
충북 영동이 고향인 토닥토닥은 미친듯이 빠른 클릭 '신공'을 발휘하여 극적으로 KTX 환승 티켓을 구했답니다.
영동역은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만 서기 때문에, 직통 열차는 금방 매진이 되거든요.

조금 비싸지만, 많은 짐을 들고 서서 가는 것이 힘들어 명절 때 만큼은 KTX환승 열차를 이용하기도 해요.
즉, KTX가 정차하는 대전역까지 간 다음, 무궁화나 새마을호를 갈아타고 영동으로 가는 방식이지요.

명절 전날, 연휴를 즐기겠다며 늦은 시간까지 과음을 했던 토닥토닥은
다음날 힘들게 기차를 타러 갔답니다. 다행히 늦지 않고 무사히 KTX를 탔어요.
그리고는.. 대전으로 가는 50분 동안 잠깐 눈을 붙여야겠다 생각하고 알람까지 맞춘 후 잠들었답니다.

그런데... 뭐, 이쯤 되면 다들 상상이 되시지요?
정말 영화에서처럼, 눈을 딱 떠보니 대전역이라는 글자가 휘릭 지나가고 있는거에요. ㅠㅠ
결국 그 상태로 한 시간을 더 달려 동대구역에 도착했습니다.
(KTX는 몇 군데 밖에 서지 않아요. 원래 내려야 하는 영동역을 지나..... 김천, 구미, 대구로 ...흑.)

다시 두 시간을 무궁화호 입석을 타고,
아픈 다리로 발밑에 놓은 짐을 겨우 챙겨가며 장장  5시간 만에 귀향했던 아픈 기억이 있답니다.ㅡㅡ;

.....

지난 주 금요일이었습니다.
기차 티켓을 구하지 못하여 버스를 예매하고, 출발 시간이 여유있어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었지요.
눈이 흩날리는 심상치 않은 날씨에 버스를 타고 내려갈 생각을 하니 갑갑했던 터에,
함께 있던 섬섬옥수와 대략미남이 큰 도움을 주셨어요.

셋이 함께 클릭질!!! 드디어 섬섬옥수의 섬세한 클릭질로 극적으로 무궁화티켓을 구했답니다.^^*
오후 3시 45분 서울역 출발~~

막 소리를 질러댔지요.^^; 한껏 기분이 좋아진 토닥토닥은 이 감동의 티켓을 그냥 사용할 수 없어
홈티켓으로 출력해서는 예쁘게 잘라 사진까지 찍었어요. 미투데이에 올리려구요.^^

그렇게 저렇게 여유를 부리는 모습을 보고 대략미남 왈,
"어서 서둘러야지요. 그러다 놓치면 땅을 치고 후회할텐데."
"아직 여유있어요~!"하며 자신만만해 하던 토닥토닥.

안 봐도 뻔하지요. ㅠㅠ
지하철이.. 밀려서 안오더니, 지하철역에서 서울역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줄은 왜 이렇게 긴지
뺑뺑 돌아가는 계단을 높은 굽을 신고도 거의 날다시피 하여 도착한 서울역 플랫폼.

1분차이로 그렇게 열차는 떠났습니다. ㅠㅠ 정말 눈물이 났어요. 정말로. 한 방울 찔끔.

어찌어찌하여.. KTX 환승 티켓을 구했습니다. 하지만 대전까지는 당연히 자유석이었지요.
한 시간을 기다려 열차를 타고 대전에서 내린 후, 갈아탈 무궁화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대전에서 갈아타야할 무궁화호는 바로.....
3시 45분에 토닥토닥이 서울역에서 탔어야 할 바로! 그 기차였던 것이죠.ㅜㅜ

흑. 취소 수수료에, 더 비싼 KTX입석에, 아픈 다리에.... 우울했던 금요일이었습니다.
변하지 않은 게 있다면 도착시간... ㅡㅡ;;

물론.. 가족들을 만나 우울했던 마음을 날려버렸지만.

여러분!
명절 티켓은 미리미리 구입하시고,
꼭! 30분전에 도착하겠다는 마음으로 집을 나서시길 바랍니다.

올 추석에는 무사히 내려갈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