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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국화 필요하신 분 그냥 가져가세요 지난 토요일부터 가만히 가만히 있었습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 때문이었지요. 절친한 친구 한둘과 문자를 주고 받았지만, 그 뿐, 누구도 섣불리 뭐라고 말하진 않았습니다. 할 말도 할 수 있는 말도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오늘 출근을 했습니다. 거리는 변함이 없습니다. 회사가 입주해있는 빌딩 1층, 작은 화원을 지나다 이런 알림판을 보았습니다. 국화 필요하신 분은 그냥 가져가세요 (조계사 쪽이 한적하답니다) 그 작은 알림판이 참 위로가 되었습니다. 왜 위로가 되는 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혹 위로가 필요한 분이 있다면, 저처럼 이 작은 알림판을 잠깐 보세요. 더보기
엄마와 국화차 지난 주말 집에 다녀왔습니다. 집에 가면 늘 하는 것, 엄마와 목욕. 목욕탕에 갔습니다. 사우나에서 땀을 빼고 있는데 엄마가 뭘 내미십니다. "뭐야. 이렇게 뜨거운데서 보온병이..." "몸에 좋은 국화차다. 무라." "더워서 싫어요." "더울수록 뜨거운 걸 먹어야지. 무라." "아니 싫어!" "이 국화차, 좋은 거다. 무라. 정신도 맑아지고, 피도 맑아지고, 뭣보다 향기가 너무 좋아." "아니, 나는 됐다니까." 그랬더니 울 엄마 왈. "야이 가시나야. 니는 안 묵는 기 왜 나한텐 무라카노. 이거 니가 작년 연말에 사준 국화차다. 남탑인지 북탑인지 하는 거. 목욕갈 때마다 꼭 가서 무라고 하도 난리쳐서 나는 부지런히 묵는구만 정작 니는 안 묵나." 아, 그랬었나. 기억난다. 울 엄마 몸에 좋은 차 사드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