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 썸네일형 리스트형 엄마의 일기장 나는 엄마의 일기장을 읽은 적이 있다. 이런저런 잡다한 물건을 넣어놓는 엄마의 문갑에서 무얼 찾다가 나온 **주식회사 이름이 선명한 수첩. 무심코 펼친 부분에 엄마의 글씨가 있었다. 덮어두어도 되련만 무언가 싶어 계속 펼쳐보았다. 처음엔 콩나물 300원, 계란 200원으로 시작하는 가계부틱한 목록이었는데 그 뒷장엔 정말 놀랍게도 엄마의 마음결이 고스란히 담긴 글이 있었다. 아빠에 대한 서운함이기도 했고, 엄마의 돌아가신 엄마를 향한 그리움이기도 했고, 심지어 살고 싶지 않다, 죽고 싶다, 엄마 나를 데려가줘, 라는 어린 마음에는 너무너무 무시무시한 귀절도 있었다. 나달나달하고 쭈글쭈글한 비닐표지 속의 내가 쓰던 공책보다 작은 수첩에 그런 글이 있을 줄은 몰랐다. 거기엔 나의 엄마, 아빠의 아내가 아닌 자..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