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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신상/요리조리 맛있는삶

매실 프로젝트 완료! - 매실장아찌, 매실주 쉽게 해결했어요


송광매원 유기농 토종 매실 이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17일 배송 18일 도착 예정이라는 문자를 받고, 저는 오후에 반차를 내어야 한다, 매실 프로젝트가 너무 무섭다, 뭐 이런 멘트를 날렸습니다만, 사실 농담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반차를 내지는 못하고, 퇴근 후 집에 가서 매실을 받았습니다.

아, 너무 정신이 없어서 사진을 못 찍었는데, 매실 박스가 너무 예쁘더군요. 어디 선물해도 좋을 만큼이요. 박스를 잘 봉했는데도 향긋한 매실향이 올라오는 것이 역시 송광매원 유기농 토종 매실은 다르다 싶었습니다.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매실 박스 안에는 송광매원에서 보내준 매실 가공법 책자까지 들어 있었어요. 매실주 만드는 법도 세 가지나 알려주시고, 어느 것이 제일 맛있다더라는 반응도 알려주시고, 매실원액, 매실엑기스, 매실장아찌, 매실주에 이르기까지 워낙에 자세하게 쓰여 있어서 천군만마를 얻은 듯했지요.

무엇보다 매실씨를 빼지 않아도 된다는 게 너무 기뻤어요. 인터넷에 도는 매실 가공법에는 매실 씨를 발라내라고 되어 있는데(매실씨에서 독성이 있다고...) 그게 아니라네요. 소금에서 7일, 설탕에서 15일, 알콜에서 10일 정도만 지나면 매실씨의 특정 성분(이름을 까먹었어요)이 몸에 이로운 성분으로 바뀌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매실주를 만들 때 시간을 정해 매실을 빼라는 건, 매실 과육이 풀리면서 술 색깔 등이 탁해질 수 있어서 상품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일 뿐, 따로 매실씨로만 술을 만드는 매인주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결정했습니다. 매실장아찌도 씨 안 바르고 통으로 담기로.

저는 단맛을 싫어해서 백매실장아찌(염장법)를 만들었어요.
미리 준비한 사각옹기 입니다. 뚜껑이 있고 밀폐할 수 있어 매실장아찌 만들기로 아주 적합한 착한 그릇이지요. 물론 친환경적이고, 사각이라 냉장고에 넣어도 공간효율성이 높고 김치냉장고에도 들어가용.

매실은 미세한 털이 있고, 농약을 치면 그 미세한 털에 계속 묻기 때문에 절대 농약을 치면 안 된대요. 그래도 농약을 친 매실을 먹어야 한다면 12시간 이상 물에 담가두라고 하더군요.(송광매원 매실가공책자) 하지만 12시간 이상 물에 담가두면 농약 성분이야 일정 정도 빠지겠지만, 수용성 영양분도 함께 빠져나가니 아깝죠.

송광매원 유기농 매실은 그런 걱정 없어서 먼지만 터는 수준으로 씻었습니다.

매실을 간단히 씻고 꼭지를 따고 소금에 버무리고 남는 공간을 소금으로 덮은 후 냉장고에 둔다. 1개월 후 꺼내서 햇빛에 말리는 과정을 세 번 정도만 하면 끝. 아주 간단하지요.

매실 5킬로그램 기준 구운소금 750그램, 매실 20킬로그그램 기준 구운소금 3킬로그램이면 된다는데,
저는 옹기그릇에 맞게 약 4.5킬로그램의 매실을 넣고 소금은 500그램만 썼어요. 좀 덜 짜게 먹고 싶었거든요.

자, 염장한 매실백장아찌 모습니다.

 맨 위엔 공기와의 접촉을 막기 위해 소금을 촘촘히 덮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뚜껑 닫으면 끝.
뚜껑이 꼭 맞게 밀폐되도록 패킹 처리가 되어 있어 편해요.
요렇게 해서 냉장고에 한 달 두면 되는 겁니다.

남은 매실은 매실주를 담갔어요.
송광매원에서 강력 추천해 준 절충법.
매실 1킬로그램당 설탕 300그램을 넣고 버무린 후 소주 1.8~3.6리터를 붓고 밀봉한 후 그늘진 곳에 100일 정도 두었다가 매실은 건져내고 1년 이상 숙성하면 된대요.
이것도 엄청 간단하죠.

요즘은 과실주 전용 소주가 나오고, 용량이 큰 건 구멍도 커서 그 용기 그대로 활용하면 되기에 편합니다.
저는 약 500그램의 매실(정확한 분량일까요... 눈대중)에 설탕 150그램을 넣고 버무린 후 소주병에서 소주를 따라내고 설탕에 버무린 매실을 채운 후 소주를 가득 부었어요.(대략 3리터 정도의 소주가 들어간 것 같아요. 매실이 조금 부족한가 싶었지만, 뭐 어때요. 깡소주도 마시는 판에. 하하)

유기농 황설탕에 버무린 매실입니다. 매실이 참 탱글탱글하지요.


시판되는 과실주 통을 그대로 활용해서 매실주를 담갔어요. 있어보이나요.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매실을 사놓고는 잔뜩 겁먹었는데... 의외로 간단하더라고요. 괜히 뿌듯하고.
물론 매실장아찌는 한 달이 지나봐야 제대로 됐는지 어쨌는지 알 수 있겠지만,
실패해도 괜찮아요. 헤헤.
송광매원 관계자 분께선 간혹 초파리가 생겨도 걱정하지 마라, 옛날에도 초파리는 다 생겼다, 그래도 먹는덴 아무 상관없다, 다만 현대인들이 워낙 그런 걸 보기 싫어해서 지레 걱정하는 것일 뿐, 건져내고 먹으면 된다,고 하셔서 러브앤피스 모드가 되었답니다.

혹 나도 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드신다면 서두르세요.
싱그러운 매실의 계절은 얼마 남지 않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