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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이로우너 이야기

행복이 별처럼 쏟아지는 하루 되세요.

조금 전 웹메일 열었더니 수백 통의 스팸메일 및 광고메일 사이에서, 낯선 이름이 있네요.
간단하게 눈먼아이님, 저 아무개입니다. 라는 제목이라 이것도 스팸인가 싶었지만... 혹시 몰라 열었더니 뜻밖의 내용이 들어있네요.

몇 년 전, 업무로 만나 저로서는 업무적인 조언을 해준 분이 보낸 거였는데,
그 조언에 힘을 얻어 이번에 결실을 맺게 되었다며,
그 결실을 보내고 싶어 메일을 보냈다는 거예요.

그 때 그 친절이 아니었다면, 끝까지 그 일을 해 볼 엄두를 못 냈을 거라며,
'은인'이라는 정말 분에 넘치다 못해 부끄럽기까지 한 표현을 쓰는 그 분은,
지금쯤 대학을 졸업하고 1~2년 사회 생활을 할 지도 모르는 사회초년병이었어요.
저랑 만났을 땐 솜털이 보송보송한 휴학생이었고요.

그 몇 년 동안 일 진행이 이렇게 저렇게 되고 있다는 메일을 받은 것 같긴 한데, 사실 기억이 잘 안 나요.

그  때 밥 한 끼와 차 한 잔, 그리고 몇 시간.
내가 한 조언이 '친절'이라면 '친절'일 수도 있겠지만,
그게 이렇게 인사받을 일이었나 갸웃할 정도면, 아마 대단한 친절은 아닐 거예요.

그런데도 그 친절을 잊지 않고, 그것 때문에 결실을 맺었다며
굳이 인사하고, 주소를 묻는데 마음이 좀 뜨끈해지더군요.

새삼 그 사람이 아주 잘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꼭 사회적인 성공을 말하는 건 아닙니다.
다른 사람의 작은 친절을 잊지 않는 사람은, 겸손할 수밖에 없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기꺼이 인정하니
자신이 이룬 것에 교만하지 않을 테니까, 정말로 좋은 사람이 되겠지요.

무엇보다도 자신이 다른 사람의 작은 친절을 고마워하니, 그만큼 다른 사람에게도 친절을 베풀기 쉬울 테고요.

몇 년 전, 그 사람을 만났을 때가 생각납니다.
그 어리디 어리게만 보이던 대학생이,
어느 새 이렇게 단단한 어른이 되었는지요.

오늘, 한 번 돌아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내가 떼먹은 다른 사람의 친절은 없는지.

저도 돌아보겠습니다.
제가 떼먹은 다른 사람의 친절은 없는지.
그리고 인사해야겠습니다.
그  때 정말 고마웠다고.

메일의 맨 마지막은 이런 문장이었어요.
"행복이 별처럼 쏟아지는 하루 되세요"
 
행복이 별처럼 쏟아지는 하루 되세요, 라는 말만으로도
그 사람의 메일 한 통만으로도
마음이 별로 가득찬 듯합니다.

잘 살아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