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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신상/요리조리 맛있는삶

반찬으로도 별식으로도 짱 - 부추전

지난 일요일, 비가 왔잖아요. 이제 겨울이니 눈이면 더 좋지만, 촉촉한 비도 나쁘지 않더군요.
사람 없는 골목길을 우산 받치고 걷는 기분도 나쁘지 않았고요.
입이 궁금하기도 하고, 뭔가 별식을 먹고 싶기도 해서, 부추전을 부쳤어요.
전 중에서 저는 부추전이 제일 좋아요.
그 향이 좋아요.
부추김치는 익지 않아도 맛있게 먹을 만큼.

시장에서 파는 부추는 꼭 잔디처럼 줄기가 굵은 게 많은데(왜 그럴까요? 옛날 부추는 안 그랬잖아요)
농군마을 부추는 응, 진짜 옛날 부추부추 같아요.

반죽을 잘 하는 게 자신이 없을 땐 부침가루를 쓰세요. 부침가루는 밀가루에 전분, 찹쌀에 소금까지 맞춤하게 섞여 있으니 따로 고민할 필요가 없어요. 우리밀이 들어간 우리밀 부침가루  , 다른 부침가루에 비해 색깔은 약간 노르스름하지만, 맛은 최고예요.

부추전 만드는 건 참 간단해요.
전을 맛있게 부치려면 반죽을 적당히 잘 하면 되고, 간이 잘 맞으면 되고, 깨끗하고 고소한 기름만 있으면 되죠.
전을 못하는 편은 아니지만,
요즘 새로 발견한 건 들기름으로 부치면 더 고소하다는 거예요. 엄마는 항상 식용유만 썼는데, 왜 저는 들기름으로 부치면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전이 생각나는지 모르겠어요.
식용유보다는 들기름이 몸에도 더 좋다니 들기름을 활용해보세요.
한쪽 면을 다 부치고 프라이팬을 슬슬 흔들어 잽싸게 뒤집기! 뒤집개를 사용하지 않고도 전을 뒤집으면
괜히 일류 요리사가 된 것같고,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릴 것 같잖아요. ㅋ

반죽에 달걀을 넣는 분도 있지만, 저는 달걀은 넣지 않아요. 너무 여러 재료를 넣으면, 부추전의 향을 줄이는 것 같아서. 매운 고추가 있으면 한두 개 썰어넣지만, 없어도 그만. 때로는 오징어나 굴을 넣기도 하지만, 향기로운 부추만으로도 좋아요.

초고추장을 곁들이면 반찬으로도 최고.
뜨끈하게 부쳐서 젓가락으로 주욱 찢어먹으면 별식으로도 최고.

밤은 길고,
배는 고파요.
5월 부추보다는 못해도, 부추전은 언제나 좋아요.
부추가 없다면 김치전도 괜찮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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