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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루덴스/사람과 사람을 잇는 착한여행

불황을 스타일리쉬하게 넘기는 법, '착한여행'①

불황을 스타일리쉬하게 넘기는 법, '착한여행'
김동훈 아시아브릿지 전문위원이 전하는 착한여행


금융위기, 환율상승, 경기침체… 무시무시한 단어들이 지배하는 시절이다. ‘불황’은 입에 달렸다. 여행이나 관광은 언감생심이란다. 기름기가 빠졌다지만, 정신까지 그러면 곤란하다. 정신에 윤기가 돌지 않는다면 어찌 살라고. 이럴 때, 당신의 정신적 윤기를 위한 한 가지 팁이 있다. ‘착한 여행’. 주머니가 가벼워도 좋다. 지상낙원이 아니라도 좋다. 기존의 여행이나 관광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보면 좀더 다른 세상과 사물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 불황의 시절, 당신에게 권한다. 착한 여행.
착한여행을 위한 사회적 기업을 추진하는 아시아브릿지(www.asianbridge.asia)의 김동훈 전문위원에게 착한여행을 물었다. [편집자 주] (사진제공 : 김동훈 아시아브릿지 전문위원) 


사실 여행에 많은 준비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행복의 지도』의 저자, ‘에릭 와이너’는 말했다. “내가 여행에 가져간 것은, 핸리 밀러의 말처럼 ‘사람의 목적지는 결코 어떤 장소가 아니라 사물을 보는 새로운 시각’이라는 확신뿐이었다.” 그렇다. 각자 여행목적도 다르고, 준비물도 각자겠지만,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은가. 긍정적 효과, 쾌락적응, 새로운 시각, 밑져야 본전 마인드, 쿨하다. 착한 여행이 그렇다. ‘착한’이라는 수사에 매달릴 필요, 없다. 이는 그저 여행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김동훈 위원이 태국 국경도시 메솟에서 버마 난민활동가들과 함께 한 모습


그런데 착한여행, 넌 누구냐.
“우리는 현지의 경제․사회․문화․환경과 친밀해지면서 여행자의 경험을 고양시킬 수 있는 여행을 통틀어 착한여행이라고 부른다. 기존 여행문화(매스 투어리즘)이 가진 문제점을 인식하고 균열을 내 그 정신을 확산시키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천편일률적인 여행의 답습에서 벗어나 스펙트럼을 넓게 가질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따라서 생태여행, 책임여행, 공정여행, 지속가능한 여행 등을 통틀은 개념이다.”

그런데 괜히 어려운 것 같지 않나? 생태, 책임, 공정 등 부담 팍팍 가는 단어들이 붙었다. 더구나 ‘착한’이라니. 액면 그대로 착하게만 여행한다면 일상에서 벗어난 일탈의 쾌감은 없지 않을까. 그럼 무슨 여행의 재민가.
“착한여행은 기본적으로 봉사가 아니다. 교류와 이해의 폭을 넓힘으로써 자신의 세계가 넓어지는 경험을 가질 수 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만한 쾌감도 없다. 착한여행의 기본 전제가 그렇다. 지역주민과 교감하고 지역사회에 참여하는 구조. 기존의 여행이나 관광을 하면서 폐해를 느껴본 사람은 알 것이다.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가 얼마나 쾌감을 주는지.”

기존의 일반여행이나 관광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보면 좀더 다른 세상과 사물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다. 캄보디아 해외 봉사활동 중.


맞다. 여행은 마냥 소비만 하는 것이 아니다. 여행을 아는 사람은 안다. 여행의 진짜는 ‘관계’라는 것. 이런 명언도 있다. “환율이 높다고 당신의 인격이 높은 것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의 일부 여행행태를 보자면, 웃긴다. 볼썽사납다. 이른바 ‘섹스관광’ 같은 것. 일부 몰지각한 여행객들은 현지법과 사정을 비웃으며, 불법을 자행한다. 그러면서도 경제수준이 낮은 빈국의 인민들에게 자선을 베푼다는 자부심(?)까지 가진다.  그렇다면, 그는 착한여행을 어떻게 경험했을까.
“지난 8월 조계종 차원에서 ‘공정여행봉사단’을 실험적으로 가동해봤다.(김동훈 위원은 조계종사회복지재단에서 국제개발협력업무도 맡고 있다) 한 대학에서 차별화된 해외자원봉사가 없냐고 해서, 프로그램을 한번 만들어봤다. 시혜적 봉사차원이 아닌. 14명의 대학생을 데리고 몽골에 일주일동안 다녀왔다. 가장 큰 성과는 현지 학생들과 여행간 한국학생들이 무척 친해졌다. 다녀와서 학생들이 그러더라. 몽골에서 온 이주노동자도 다시 보게 됐다고. 그들도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 다양성을 인식하게 됐다는 것, 차별을 타파해야 한다는 것. (착한여행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참고로 ‘아시아브릿지’는 시민사회단체가 연합한 아시아NGO센터에서 이름을 바꾼 단체다. 사람과 세상 그리고 자연을 잇는 징검다리를 통해 지역사회에서부터 실천하여 균형과 조화로운 지구공동체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