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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게벌기/쿨하게 돈 버는 사람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울림이 있는 아름다운 거래, '울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울림이 있는 아름다운 거래, '울림'
'아름다운 거래가 세상을 바꾼다'고 믿는 공정무역가게 


이야기 하나. 매우 유명한 나이키의 슬로건, ‘Just Do It’. 주로 광고를 통해 접했을 것이다. 그래서 광고카피 정도로 여길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 ‘Just Do It’은 철학이자 이념이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였던 필립 나이트의 생각과 의지가 담긴. 필립 나이트는 단돈 500달러로 아시아에서 운동화를 수입, 트럭에 싣고 노점상으로 신발을 팔았다. 첫해 팔았던 운동화는 1300켤레. 물론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Just Do It’ 정신으로 계속 돌아다니면서 운동화를 팔고 또 팔았다. 지금 나이키는 알다시피,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됐다. 나이키의 ‘Just Do It’에는 그런 사연과 철학이 담겨있다. 단순히 제품을 팔기 위한 광고카피가 아니라, 나이키를 상징하는 정신이랄 수 있겠다.(나이키도 빈국의 피눈물로 만들어진 운동화를 비싼 값에 팔았다는 것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그것은 나중에 얘기하자.)

이야기 둘. 슬로건은 스코틀랜드에서 유래한 단어다. 위급할 때 집합 신호로 외치는 소리(sluagh-ghairm)를 슬로건으로 불렀단다. 물론 지금의 슬로건은 좀 다르다. BMW의 ‘ultimate driving machine’처럼 해당 브랜드가 지향하는 차별적 가치를 분명하고 명쾌하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 슬로건이다. 마케팅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개별 광고카피와는 다른 무엇이다. 브랜드 전체를 설명하는 힘을 지닌 것이 슬로건이기 때문이다. 슬로건이 향하는 것은 소비자뿐만이 아니다. 내부 직원들의 행동을 유도하는 역할도 한다. 슬로건이 단순한 말의 향연이 아닌, 마음을 움직이는 ‘울림’이 돼야 하는 이유다. 최고경영자의 생각이 제대로 담긴 것이 또한 슬로건이 돼야 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거래가 세상을 바꿉니다!”
공정무역가게 ‘울림’(www.fairtradekorea.com)의 슬로건이다. 울림의 모체인 ‘한국공정무역연합(www.fairtradekorea.net)’의 슬로건이기도 하다. 이것은 또한 박창순 대표의 생각이자 의지다. 물건 사고파는 것 갖고 ‘아름다운’이니 뭐니, 수사를 붙이고 호들갑을 떠느냐고 타박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얘기를 좀더 들어보자. 그 슬로건, 동의할 만한지 한번 알아보자. 실체가 그렇지 않다면 그건 아름다운 거래도 아니요, 세상을 바꾸는 것도 언감생심이겠지.(이로운몰에서 '울림' 제품 구매하기)


울림은 ‘공정무역(fair trade)’을 알리고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다. 한국공정무역연합에서 울림을 만든 이유다. 순수하게 공정무역 제품만 팔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울림의 공정무역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는, 곧 공정무역에 동참하는 일이다. 이것은 또 사람과 자연을 생각하는 경제활동이다. 무역을 통해 우리 앞에 놓인 상품에는 생산자(노동자)가 있는데, 공정무역은 이들을 고려한다. 싼값에 그들의 노동을 착취하는 구조가 자유무역이라면, 공정무역은 그 노동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다. 최소한의 일상의 삶을 보장해주기 위한 것이다. 무엇보다 자선이나 원조가 아니다. 아울러 이들 제품은 환경친화적인 제조방식과 자연원료를 사용한다. 무엇보다 이야기가 있다.

박 대표는 울림의 존재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공정무역연합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하다. 다른 NGO와 다르게, 공정무역은 무역행위가 곧 운동이다. 공정무역으로 수익이 발생하면 연합 활동이 좀더 활발하게 전개될 수 있다. 또 공정무역은 사업이면서 운동이다. 공정무역이 좋다고 실천하자고 말로만 해선 실효성이 적다. 우리나라는 공정무역 제품이 다양하지 못한데, 다양한 공정무역 제품을 소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공정무역은 의미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 의미에 호소해 물건을 사달라는 호소는 낡은 방식이다. 무엇보다 공정무역 제품의 품질과 가격은 여느 제품에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나은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그런 공정무역 제품이 소비자들과 만나기 힘든 것은 사회적 인식과 유통구조 때문이다. 울림은 다양한 공정무역 제품을 소비자와 만나게 해주고, 공정무역을 일상에 뿌리내리게 하기 위한 베이스캠프가 되는 셈이다.


Tip. 한국공정무역연합


한국공정무역연합의 출범은 박창순 대표의 개인적인 관심에서 비롯됐다. 2006년까지 교육방송(EBS)에서 방송본부장을 하던 그였다. EBS를 그만둔 뒤 ‘아름다운 거래’라는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공정무역을 더 깊게 알게 된 그는 2007년 ‘한국공정무역연합’이라는 카페(http://cafe.naver.com/fairtradekorea)를 만들었고 10월에 비영리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을 했다. 올 2월에는 아시아공정무역포럼의 정식회원단체로 가입했다. 우리 사회에 공정무역을 알리기 위한 활동을 본격 전개하고 있는 공정무역연합은 교육자료 개발과 시민대상의 시민공개강좌 개설 등의 노력도 전개 중이다. 현재 4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활동 중이며 고등학생부터 직장인, 주부 등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2009년에도 교육자료 보급과 시민강좌 등을 강화하면서 5월에 있을 세계공정무역연맹 총회 등에 참석해 국제연대 활동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한국공정무역연합의 출범은 개인의 의지에 의한 것이었지만, 이제는 정부나 기업들의 맞잡은 손이 필요할 때다. 공정무역은 단순히 개인의 소비문제가 아닌, 하나뿐인 지구가 맞닥뜨린 빈곤과 환경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개인에게 이를 계속 맡기는 것은 직무 방기요, 책임 회피다.

상품 제조․유통과 기업정신과 같은 이면 가치까지 고려한 ‘윤리적 소비(착한 소비)’가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세계 십 몇 위의 경제대국이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는 공정무역제품을 소비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면서 ‘쪽’팔릴 정도로 공정무역에 무관심하다는 것. 옆 나라 일본만 해도 매년 51%의 증가를 보이고 있고, 유럽에서는 아일랜드, 스웨덴, 노르웨이, 스페인 등도 연 100~160%의 소비증가를 보이고 있다. 물론 이들 국가의 절대적인 소비 수치는 크진 않지만,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정부, 기업(단체), 소비자들이 힘을 모은 결과다.

박 대표는 사회지도층 인사의 관심과 깨어 있는 소비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작년에 공정무역이 72% 성장했다. 그런 것들이 영국의 성숙된 시민의식이라는 배경도 있겠지만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관심에도 기인한다. 공정무역의 가치를 알고 인정하고 솔선수범해서 공정무역제품을 구입한다. 영국민의 70%가 공정무역마크를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구해하면 빈곤국가의 생산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안다. 똑똑하고 깨어있는 소비자라면 건강에도 좋지 않고 쓰레기를 양산하는 싼 제품보다는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영국은 이미 공정무역에선 유서 깊은 나라다. 공정무역 제품을 팔지 않는 매장도 많지 않을 정도로 시장이 크다. 수상까지 공정무역에 관심을 가질 정도다. 지난 세기, 영국 소비자들이 우간다산 커피를 마셨을 때, 현지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0.5%였다. 커피 한 잔을 4000원으로 계산한다면, 원두 재배농가에게 돌아가는 몫은 20원. 국제 빈민구호기구 ‘옥스팜’이 깃발을 올렸다. 생산자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그들에게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자는 것이 공정무역(fair trade)이었다. 네슬레 등의 회사도 이에 동참했다. 옥스팜은 공정무역의 대표 단체이자 가게다.


말하자면, 울림은 한국의 옥스팜이다. 시작은 미욱했지만, 끝은 창대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이 현명한 소비자들이다. 2008년 1월말 시작한 울림은 아직 ‘밑지는 장사’로 지탱하고 있다. 밑지는 장사가 어디 있냐고 하겠지만, 사실이 그렇다. 다양한 공정무역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좋지만, 아직 공정무역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깊이 파고들진 못했다. 시장도 거의 없다. 경쟁력을 갖추고 수익을 내기 위해선 대량으로 시장에 유통돼야 하나 그렇지 못한 탓이다. 소비자가를 수입가보다 낮추는 경우도 생기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이런 과정도 필요하다는 것이 박 대표의 생각이다. 차츰 공정무역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다양한 담론이 만들어 지다보면 시장이 생기고 수익을 통해 공정무역운동에 좀더 동력을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울림은 10개 품목에 50여종의 제품을 갖추고 있지만, 2000여개 이상이라는 공정무역 제품군에 비한다면 아직 한참 멀었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이어진다면 더 많은 제품군을 만날 수 있게 될 터이다.

그리고 공정무역 제품에 대한 오해 하나. 공정무역 제품이 비싸다는 선입견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 박 대표는 “공정무역의 역사가 전 세계적으로 60년이 됐는데, 초기에 (생산자들을) 도와주겠다는 목적에서 비싸게 했던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공정무역 제품이 경쟁력이 있게 된 것은 품질과 가격이 적정한데다 의미까지 플러스됐기 때문이다. 선의에 호소하는 것은 1~2번에 그칠 수밖에 없다. 지속적 판매가 안 된다. 가령 우리가 팔고 있는 유기농 초콜릿은 소비자 가격이 5천원이다. 다른 유기농 초콜릿은 6~8천원 수준이다. 그런데 유기농 아닌 일반 초콜릿 가격과 비교해서 비싸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잘못됐다.” 말하자면, 범주(카테고리)의 오류다. 같은 품질의 제품을 비교해야 되는데, 엉뚱한 잣대를 들이밀고선 가격이 비싸다고 말하는 건, 애초 출발선이 잘못된 것이다. 

소비자들의 가슴에 공정무역의 ‘울림’을 전파해주고 싶은 울림이 우리의 일상을 파고들 때쯤, 우리는 ‘세계시민’이 되는 것이다. 영어를 잘 하고, 부유한 선진국에 진출하는 것이 ‘세계화’는 아니다. 우리가 발 딛고 서있는 이 지구상의 모든 것이 연결돼 있음을 알고, 더불어 살아감을 자각하는 것이 세계화다. 공정무역은 그런 세계화의 한 걸음이다. 원조나 기부는 일시적이고 시혜자와 수혜자라는 불평등한 관계를 형성한다. 시혜자는 베풀고 있다는 알량한 자존심을, 수혜자는 의타심을 가지거나 자립심을 잃게 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닌 잡는 법을 알려주면서 지구상의 빈곤해결과 환경문제에도 참여할 수 있는 것이 공정무역 제품을 사는 행위다.

착한 소비자는 착한 기업을 만든다. 여지껏 알고 있는 기업과 다른 기업을 보고 싶다면 착한 소비에 눈을 돌려도 좋다. 아, 사회적 의미(담론)나 ‘도덕적 아우라’가 괜히 부담스럽다고? 그렇다면 좋다. 내 몸에 좋고, 가족들에게도 좋은 제품을 만나고 싶다면 공정무역 제품은 현명한 선택이다. 참, 그 슬로건, ‘아름다운 거래가 세상을 바꾼다’는 명제, 이만하면 ‘참’이라고 인정할 수 있겠지? 아름다운 거래는, 아름다운 사람이 할 수 있다. 당신의 아름다움을 위해, 공정무역!


P.S... 이제 본격적인 초콜릿의 계절이다.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의 기간. 크리스마스에 연말연시, 발렌타인데이까지. 이때 초콜릿은 80%의 판매가 이뤄진다고 한다. 달콤하고 매끄럽게 입안을 애무하는 초콜릿. 노화를 막고 질병을 억제하는 폴리페놀까지 갖춘 초콜릿은, 코코아 70%를 넘긴 것이 좋은 초콜릿이다. 말하자면, 다크 초콜릿. 울림에 다크 85%의 함량을 자랑하는 클라로 마스카오 유기농 초콜릿도 있고, 12월 중순부터 플레인 72%, 다크 73% nibs도 선보인다. 그렇다. 사랑하는 사람에겐, 공정무역 초콜릿을. 센스있는 당신이다.


Tip. 윤리적 소비자 되기
이제 당신의 인생에서 오늘 하루를 공정무역과 함께 시작해 보라.
당신이 사용하는 돈도 당신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다. 어떤 물건을 어디서 살 것인지 윤리적으로 선택하라. 윤리적인 은행과 거래하고, 공정무역 제품을 구입하라. 윤리적이고 적극적인 소비자로 당신이 할 수 있을 소개한다.

1. 공정무역 차, 커피, 바나나, 초콜릿을 산다. 그리고 공정무역 축구공을 사서 친구들과 한바탕 뛰어논다. 마음껏 즐기길!
2. 선물로 공정무역 제품을 선택한다. 친구들에게도 권한다.
3. 커피전문점에서 공정무역 커피를 주문한다. 추가비용을 지불해야한다면, 그 만큼의 돈이 생산자에게 돌아가는지 확인해야한다. 점원이 모를 경우에는 커피회사에 편지를 써서 알아내라.
4. 직장에 비치해두는 차와 커피, 간식거리도 공정무역 제품으로 바꾼다.

《세상을 바꾸려 태어난 나 :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아주 작은 이야기(The Everyday Activist)》 (마이클 노튼 지음/환경재단 옮김, 명진출판 펴냄)



[공정무역]클라로 마스카오 유기농 초콜릿_다크85%
상품가격 5,000 원 / 초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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