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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이로우너 이야기

이로운몰 회원 열전(1)

좀 망설이다가, 이 정도는 괜찮겠지 싶어 몇 자 적습니다.
오늘 시시콜콜 이로우너 이야기는 이로우너가 주인공이 아니라 이로운몰 회원들이 주인공입니다.
길지 않은 기간, 우리가 만난 회원들의 모습 한 조각을 들춰볼까 합니다.
그래야 공평하잖아요.^^

어제였습니다.
눈먼아이는 야근을 하고 있었습니다.
밤 10시쯤이었나요. 이로운몰 대표번호(고객상담용)가 울리더군요.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로운몰입니다."
"아, 이렇게 늦게 전화받을 줄 모르고 혹시나 해서 전화했는데...."
전화를 받은 게 뜻밖이었는지 전화통화가 된 상황에 살짝 당황스러워하시더군요.
"아, 예. 공식적인 업무는 끝났습니다만, 다른 일로 회사에 남아있었습니다. 전화가 울리면 당연히 받아야지요."
그렇게 해서 전화통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이것저것 얘기가 길어져서 중간에 저는 양해를 구하고 물도 한 컵 떠오고, 그분은 아 마지막으로 마지막으로 하면서 궁금한 것 다 물으셨습니다.
가끔 야근을 하면 예기치 않게 회원들과 도란도란 대화를 하게 됩니다.

오늘이었습니다.
한 회원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모 공정무역 커피 원두 분쇄를 주문했는데 홀빈으로 왔다고 하셨어요.
죄송하게도 아주 가끔 그런 일이 있습니다. 저희는 당연히 주문하신 상품을 새로 보내드리려고 했지만(맞교환 형식으로) 그 회원의 용건은 그게 아니었어요.
이왕 홀빈으로 왔으니 교환하고 다시 보내고 할 것 없이 원두를 믹서기에 갈아 먹어도 되겠냐는 질문을 하신 거였어요.
사실 원두는 그라인더에 가는 것이 가장 좋지요. 믹서기 등으로 갈면 불필요한 마찰열이 발생하여 원두의 향을 훼손시킬 수도 있거든요.
무엇보다 회원님께 폐가 되는 일이잖아요.
그 설명을 드려도, 크게 문제 없으면 그렇게 하시겠다고 하더군요.
마침, 그 회원은 모카포트로 커피를 만들어드시는 분이었고, 모카포트의 경우 핸드드립보다 더 미세하게 원두를 갈아야 하니까, 믹서기도 나쁘지 않겠더라고요.
사실 우리 아빠도 가정용 커피머신으로 커피를 내려드시는데 엄마는 아빠의 커피원두를 분쇄기(콩 갈고 쌀 갈고 하는)에 넣고 갈거든요. 생각보다 손쉽죠. 핸드밀이나 그라인더를 이용해 손으로 돌려가며 모카포트용으로 원두를 갈려면 진짜 땀이 뻘뻘 나기도 하고요.
그러면 괜찮으실 것 같다, 제품이 잘못 가서 너무 죄송하다고 했더니
그 회원님, 너무나 발랄하게 괜찮다며, 호호호 웃으시더군요.
그 웃음이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듯(들어본 적 없습니다만)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이로우너들끼리는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이로운몰 회원들은 대체로 점잖고 부드러우시다고요.

오늘
너무나 너그러웠던, 전화받는 이로우너의 마음까지 밝게 해주셨던
최*영 회원님, 고맙습니다.

다음엔 꼭 분쇄원두로 잘 챙겨보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