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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루덴스/일삽우일삽

말짱 도루묵

이사한 집은 세면기 수도와 샤워기가 동체인 시스템이다.
그러니까 세수할 땐 세면기 쪽으로 돌리고 샤워할 땐 샤워기 쪽으로 돌려야 하는 목욕탕 시스템.
요즘 내가 흔히 저지르는 문제.
샤워를 한다.
샤워기에 물 틀어놓고 머리도 감고 몸도 씻고 목욕탕 바닥도 씻고, 샤워기를 얌전히 제자리에 놓는다.
아 깨끗해.
새 옷으로 갈아입고 뒹굴거리다 화장실에서 볼 일 보고 손 씻으려고 물을 튼다.
앗!
세면기가 아니라 내 머리 꼭대기에 놓인 샤워기에서 물이 쏟아진다.
샤워한 거 말짱 도루묵, 옷 갈아입은 거 말짱 도루묵.
다시 옷 갈아입고 머리 말리는 도돌이표.
출근 직전,  이런 소나기를 맞은 게 벌써 세 번째다.
요령이 생겨 멀찍이 떨어져 살짝 물부터 틀어본다.
(쓸 때 제자리로 돌려놓으면 될 텐데, 그건 만날 까먹는다.) ㅠ.ㅠ
그러다가 또 잊고 앗 차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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