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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루덴스/책이랑 놀기

[북리뷰] "사회적 기업가들은 미친 사람들"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전문 매체이자 개인적으로 아는,
서스테이너(http://www.sustain.kr)의 한 선배가 쓴, 책 리뷰 입니다.


혹시, 읽어보셨는지도 모르겠어요.
책은, <세상을 바꾼 비이성적인 사람들의 힘> 입니다.

사회적 기업가들에 대한 이야기죠. 한번쯤 읽어보셔도 좋을 듯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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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비이성적인 사람들의 힘’ 출간…그들의 동기와 리더십 소개
   무모한 야망, 시스템 바꾸려 도전…“이들이 돈 벌어야 사회합리화”

“이들은 사회적 가치창조에 최우선적으로 집중하며 이 정신에 따라 다른 모방자들과 자신의 혁신과 통찰의 내용을 기꺼이 공유한다. 필요한 자원이 충분히 갖춰지기 전에도 과감히 일에 뛰어들며, 좋은 쪽으로 참을성이 없다.”
 
글로벌 전략컨설팅 그룹인 서스테이너빌러티(Sustainability)의 공동 설립자인 존 엘킹턴(John Elkington)이 최근 한국에서 출간된 자신의 저서에서 밝힌 ‘성공적인 사회적 기업가의 10가지 특성’ 중 눈에 띄는 몇몇이다.
 
존 엘킹턴은 경제와 사회, 환경으로 구분되는 지속가능경영의 3대 축으로서 ‘지속가능발전’계 사람들에게는 제법 친숙해진 ‘트리플 바텀 라인(Triple Bottom Line, TBL)’ 전략의 권위자로, ‘슈바프재단’ 운영이사인 파멜라 하티건(Pamela Hartigan)과 함께 최근 ‘세상을 바꾼 비이성적인 사람들의 힘(에이지21출판사)’이란 책(←표지 이미지)을 한국에서 출간했다.
 
 
“세상을 내게 적응 시킨다”
 
엘킹턴과 하티건은 새 책에서 인류가 직면한 각종 분쟁과 테러리즘, 가난, 기후변화, 전염병 등에 응전하는 ‘사회적 기업가’들의 손에 인류의 미래가 달렸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저자들은 책에서 인도의 ‘아라빈드 아이 케어 시스템(Aravind Eye Care System)과 브라질의 '소시얼 스톡 익스체인지(Social Stock Exchange), 콜럼비아의 파쿠소프트(Parquesoft) 등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들어본 적이 있는 개발도상국의 사회적 기업들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세워지고 활약하고 있는 지 자세히 그리고 있다.
 
또 영국의 머린 스튜어드십 카운실(Marine Stewardship Council), 미국의 ’인스티튜트 포 원월드 헬스(Institute for OneWorld Health)‘ 등 자본주의의 불가피한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설립된 선진국의 사회적 기업 사례도 비교적 자세히 보여준다.
 
출판사 관계자는 “이성적인 사람들은 자신을 세상에 적응시키지만, 비이성적인 사람들은 고집스레 세상을 자신에게 적응시킨다”는 작가 버나드 쇼의 말을 인용, 전 세계 사회적 기업의 전형을 일궈낸 선도적 사회적 기업가들을 ‘비이성적인 사람들’로 정의한 저자의 의도를  소개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 무시…영웅 바라지 않아
 
저자들은 사회적 기업가들이 비이성적인 이유를 몇 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먼저 시스템 자체를 바꾸려 한다는 점. 가령 탄소배출권 거래운동을 시작한 사회적 기업가들은 실패 위험만큼 성공보수가 큰일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또 사회적 기업가들이 ‘비정상적일정도로 야망이 크다’는 점도 비이성적인 이유로 꼽았다. 책에 따르면, 그린벨트운동의 선구자인 2004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왕가리 마타이(wangari maathai, → 사진)’는  3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도, 10억 그루를 더 심겠다고 공언하는 배포를 가졌다.
 
감성적으로 움직인다는 점도 이들이 비이성적인 이유다. 사회적 불편부당함에 느끼는 분노와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열정이 유독 크고,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는 것.
 
이들은 또 급변하는 자본주의적 경쟁 환경에서 눈에 보이는 증거를 곧잘 간과하는 등 등 명백한 사실조차 무시하는 성향을 지녔지만, 고령화 같은 미래에 대해서는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 아무도 준비하지 않을 때부터 준비하는 무모함을 보인다.
 
아울러 목적이 비영리적인데도 영리를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가들의 특징은 저자들이 밝힌 역설적이고 예리한 특징 중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는 대목. 저자들은 “이들은 자신들이 돈벌이를 하면 할수록 사회가 풍요롭고 평등하며, 합리적으로 굴러가게 된다는 점을 자랑스레 얘기하고 다닌다”고 전했다.
 
저자들은 이밖에 ▲가늠할 수 없는 점을 가늠하는 점 ▲무자격인 점 ▲나폴레옹 류의 ‘초영웅’이 되길 거부하는 점 등을 사회적 기업가들이 비이성적인 이유로 꼽고 있다.
 
“세상 바꾸는 신주류의 비이성” ‘역설’
 
책은 기업을 세우는 방식부터 유별난 ‘비이성적’ 기업가들이 사업 과정에서 직면하는 문제점과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특히 사회적 기업가들의 활동이 어떻게 미래 시장경제질서의 위험요소와 기회요소에 반영되는 지도 잘 설명해주고 있다.
 
‘보노보 혁명’의 저자인 유병선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이 책은 비이성적인 세상을 이성적으로 변혁하는 사회적 기업가 시대를 예고한다”면서 “기업가 정신과 헌신으로 승자 독식의 세상을 나눔과 배려의 세상으로 바꾸는 새로운 주류를 비이성적이라고 한 것은 역설적”이라고 소개했다.
 
세일즈포스재단의 마크 베니오프 회장은 “시장기반 해법을 통해 동정심 많은 기업가들과 기술의 민주화를 결합할 수 있는지 보여줘 우리 사회에서 가장 다루기 힘든 문제들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이라고 호평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상장회사인 장난감 회사 하스브로(Hasbro)의 앨런 하센펠트 대표(→ 사진)는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을 위한 놀라운 읽을거리이자 안내서로, 내가 읽은 책 중에서 사회적 기업의 존재이유에 관한 최고의 저술”이라고 극찬했다.
 

Editor's Comment
 
지 난 10월 초순 서울 자양동 서스테이너 사무실에 책으로 보이는 두툼한 서류봉투가 등기우편으로 도착했다. 예상대로 책이었다. ‘세상을 바꾼’이라는 접두어가 달린 ‘비이성적인 사람들의 힘’이라는 책이었다. 보도자료가 있었지만, 읽지 않았다.
 
책은 재미있었다. 서스틴과 서스테이너를 운영하고 있는 편집장도 ‘사회적 기업가’에 포함될까 하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단숨에 절반 정도를 읽었다. 그러나 다른 바쁜 일 때문에 결국 더 이상 진도를 빼지 못했고, 지금도 책의 절반 조금 넘은 쪽이 접혀져 있다.
 
비싼 책을 공짜로 읽어보라고 보내주신 (주)에이지21 출판사 분들께 미력한 보답이나마 하려고 서평을 준비했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았다. 다 읽어 보지도 못하고 보도자료를 읽고 쓰는 서평은 생리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귀중한 지식을 공짜로 나눠주려고 한 출판사분들께 예의가 아니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 달 보름 만에 서평기사를 썼지만, 책을 다 읽고 쓴 것도 아니라서 부끄럽다. 그러나 단숨에 읽은 5분의 3쯤 분량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줬다.
 
가장 큰 깨달음은 서스틴과 서스테이너가 사회적 기업에는 턱 없이 모자라다는 결론이다. 저자들이 소개한 사회적 기업들은 대개 당대의 난제(難題) 중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을 벌였고, 그 방식과 전개과정도 사뭇 역동적이었다.
 
그 런데 스스로 아무리 후한 점수를 주려고 해도 필자는 고작 먹고 살기위해 ‘지속가능발전’계(界)를 기웃거리고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아무래도 꿈을 다시 꾸거나, 굿을 한판 벌이든가 해서 사람 됨됨이와 그릇부터 키워야 되겠다는 생각이다.
 
거듭 스스로 꾸짖게 하는 책이다. 그나마도 다 읽지 않고 서평기사를 내보내니, ‘사회적 기업가’는 고사하고 ‘3류 기자’ 소리나 안 들으면 다행이리라.
 
귀한 책을 우편비용까지 들여가며 거리낌 없이 보내주신 (주)에이지21 출판사 이동희 팀장님께 거듭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미욱한 편집장의 부덕함에 공감하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꼭 사서 ‘끝까지’ 읽어보길 권한다.
 
이상현 기자 master@sustai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