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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in 지구인]오바마 용산주민 난쏘공..눈물 대신 빗물을

"부유한 사람만 편하게 사는 사회는 제대로 된 사회가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함께 일하면서 함께 편하게 사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
오바마 미 대통령 취임연설 전문 (조선일보 번역)

한국 시간으로 21일, 미국 시간으로 20일.
워싱턴 의회 의사당 앞에만 180만명이 모였다는 축제 분위기가 궁금해 미국에 있는 후배한테 국제전화를 걸었습니다.
"축제? 몰라요. TV에서 흑인들이 우는 모습만 자꾸 틀어줘."
백인과 흑인의 피가 섞인 대통령의 취임식날, 왜 흑인들은 울었을까요.
제가 본 TV 속 흑인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 나도 손자한테 말할 수 있어요. 너도 뭐든 될 수 있다, 무엇이든 꿈 꿔라 라고."

불과 몇시간 전, 한국의 TV 속에선 한국사람들이 우는 모습이 나왔습니다.
한 아기 엄마는 아기를 꼭 껴안고 "무서워요, 무서워요"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실로, 오랜만에 조세희 선생의 떨리는 목소리가 라디오 방송에서 흘러나왔습니다.

"우리가 60년대, 70년대에는 우리가 꾸는 꿈이 단순했어요. 지금은, 내가 농경사회에서 나왔다는 말을 하는데, 농경사회에서 나와서 산업사회에 들어서면서 난쏘공을 썼어요. 그때 물질의 힘이 발휘되기 시작했죠.
그리고 지금은 그걸 더 말할 수 없는, 세계화라든가 시장이라든가 신자유주의라고 흔히 말하는 것들이 사람들에게 어떻게든지 살아도 된다, 잘 살면 된다, 그런 걸 심어줬는지, 뭐든 게 더 깜깜한 세상, 정 있는 세상, 우리 공동체가 가졌던 아름다운 것들이 파괴되는 그런 세상에 와 닿아 있었죠. 거기에서 이런 일들이 생기는 거예요. 인간에 대한 보호망은 전혀 없이."
조세희 "한국에 부족한 건 집보다 지혜" CBS 인터뷰 전문

이번주에 인터넷 서점에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난쏘공)' 주문이 늘었다고 합니다.
몇몇 신문들은 '난쏘공 데자뷰'라는 단어를 쓰더군요.
철거민 현실에 대한 보도가 연이어 나왔습니다.
21세기 난쏘공 '도시철거민들'(조선일보)
재개발현장을 가다 (연합뉴스)

난쏘공.
2003년에 이사하면서 책장에서 치워버린, 몇 안되는 책이었습니다.
'고딩 추천도서 된 시대에 다시 볼 일 없다'하면서.
그런데, 오늘 갑자기 그 책을 펼쳐보고 싶었습니다.
1976년에 발표되었다는 소설을...

"지도자가 넉넉한 생활을 하게 되면 인간의 고통은 잊어버리게 된다.(난쏘공  재인용)"

대구 등 낙동강 수계의 시민들은 겨울가뭄으로 다이옥산 함유량(?)이 높아진 물을 마셔야 한다는군요.
정부는 "안동댐 물이 도착하면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던데, 왜 가뭄이 오면 대구시민들이 다이옥산 비중 높은 물을 마셔야 하는지..
시민단체 말로는 인근 합성섬유 공장의 다이옥산 배출 가이드라인이 너무 높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라는군요. 가이드라인을 낮춰야 시민들이 가뭄에도 안심하고 물을 마실 수 있다는 거죠.
수돗물 다이옥산, 환경부의 안이한 대처 때문(머니투데이)

참고로, 다이옥신과 다이옥산은 다른 물질이래요.
아래는 황국상 머니투데이 기자의 설명.

"다이옥신은, pcb라는 전기절연용 기름을 태울 때 발생하는 유독물질로, 체내에 잔류하기 쉬운 환경호르몬 중 하나입니다.
이에 비해 다이옥산은 화학섬유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무취무색의 액체 성상이라고 합니다. 1,4 다이옥산은 눈·코·목의 염증을 유발하고 다량 노출되면 간과 신장 기능에 손상을 일으키는 물질로, 동물실험 결과 암을 초래하는 물질로 알려졌다는군요. "

유명 브랜드 정수기들이 비소, 카드뮴조차 못 걸러낸다던데 다이옥산을 걸러낼 수 있을까요?


눈물 대신 비 뿌려드리고 싶은 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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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2004년 여름에 가구공인으로 직업을 바꾼 사진기자 선배네 공방에서 찍은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