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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루덴스/일삽우일삽

추석 특수 솔로탈출법

에, 또, 추석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추석은 솔로에게 괴로운 시기입니다. 자발적 솔로라고 하더라도 그 괴로움이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간만에 모인 별로 친하지도 않은 친척 - 심지어 저 분이 나와 어떤 관계이더라? 싶은 분들까지도 인사차 들러 그 집의 솔로들을 상 위에 올려놓고 질겅질겅 씹어대기 마련이니까요.
 
어쩜 그리 레퍼토리는 변하지도 않는지.. 애인은 없냐, 왜 없냐(없으니까 없지, 없는데 이유가 어딨어?) 그래서 어쩌려고 하냐(뭘 어째? 지금까지 잘 살고 있는데 새삼), 네가 짝을 찾아야 네 부모님들이 발 뻗고 주무시지(무슨 소리야. 울 아빠 엄마 방이 얼마나 넓은데.. 왜 발을 뻗고 못 주무신다는 거야) 까지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들어줄래야 들어주기 괴로운 참으로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아닌가 말이죠.

꽃노래도 한두 번이라는데 계속 듣고 있기가 힘들죠.
자발적 솔로라면 요 시기만 잘 넘기면 된다 '득도'하는 심정으로 견뎌라도 보겠지만
아, 나도 슬슬 남친/혹은 여친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스믈스믈 올라온다면,
추석 특수를 이용해 '솔로' 탈출을 꿈꿔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그 첫번째는 예전에 내가 좋아하던 초,중,고 시절 풋풋한 감정을 조금씩 나눴던 이성친구를 찾아보라는 겁니다.
학교 때문에, 직장 때문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사람들도 추석이나 설에는 집에 옵니다.
그러니! 이 때를 노려 슬쩍 전화를 해보는 거죠. 그 애의 전화번호는 몰라도 예전에 그 애 집 전화번호를 알고 있다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아, 오랜만이다,
그래, 어떻게 지냈니
간단히 차라도 한 잔 할까,
그렇게 얼굴 보고 이야기하다보면, 그 때의 풋풋한 감정도 떠오를테고....
잘 되면 새롭게 남친/여친이 될 수도 있지 않겠어요.
어차피 상대방은 집에서 심하게 '언제 결혼할래' '너는 여친/남친도 없냐'며 심하게 볶이고 있는 상황이라면, 가능성은 훨씬 높아집니다.
(아, 물론 남친/여친이 있는지 살짝 사전조사를 하는 치밀함도 필요합니다. 괜히 헛발질 할 건 없잖아요)

그 두번째는 나는 마음에 전혀 없었지만(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죠) 나를 좋아했던 초딩, 중딩 친구를 찾아보라는 겁니다.
내가 그 아이를 좋아하지 않은 건 수만가지 이유겠지만, 특히 남자들은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패션적으로도 발육이 빠른 편은 아닙니다. 박명수를 보세요! 코찔찔이에 고등학교 때까지 '쭈그리'였다지만 지금 어쨌거나 잘 나가는 품절남이 아닙니까.
그 때는 '찌질했어도' 지금은 환골탈퇴 완소남 혹은 완소녀가 되어 있을 수도 있다니까요.
일단 한 번 보고 판단하세요!

그 세번째는 그렇게 나를 볶아대는 친척 및 친지들에게 사람을 소개해달라고 하는 겁니다. 말만 말고 대안을 내라고 해야지요. 그래서 진짜 소개를 하면 만나보면 되고! 소개 안 해주면 "소개를 해달라니까요" 정도로 응수하면 적어도 뒷말은 막을 수 있을 겁니다.

어쨌거나 스트레스 혼자 받지 말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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