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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신상/어설픈 에코맘 생활분투기

가계부와 현명한 소비

난 가계부를 쓰고 있다.

결혼하고 난 이후부터 썼으니 3년정도 됐나?

가계부를 쓰게된 이유는 간단하다. 수입은 정해져 있고 지출은 점점 많아지니 어떻게든 새는 돈을 막고 규모의 경제를 한번 실현해 보고자 쓰기 시작했다.

 
처음엔 엑셀로 월별 가계부를 간단하게 기록했다. 수입, 지출, 카드값, 각종 공과금 등.

그때는 수입이 얼마 안되던 때라 빚만 안 지면 된다는 생각만 가지고 시작했었다. 갓난 아기가 있는 상황에서 그렇게 적은 돈으로 생활하기는 만만치 않았다. 기저귀는 천기저귀와 일자기저귀를 병행해서 쓰고 옷은 주로 얻어 입혔다. 그리고 그 기간 난 목표달성했다. 빚은 지지 않고 살았기 때문이다.

맘껏 쓰지는 못했어도 아이는 꼭 한우이유식을 하는 등 아이에게는 유기농과 친환경 소비를 하려고 노력도 했다. 지금 돌아보면 다른 소비를 줄이더라도 먹거리는 되도록 친환경 소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 엄마로서 기본이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사실, 그 당시 읽었던 책들도 다 그런 내용이었다. 돈이 없어서 친환경 소비를 못하는 것은 핑계라고. 그래서 나도 최선을 다해 아이에게 그렇게 하고자 했던 것이다.

 

나의 가계부가 보다 구체적으로 변한 것은 M사 온라인 가계부를 쓰면서부터이다. 본격적인 맞벌이를 하면서 수입은 좀더 규모가 커졌고 그때부터 우리집 씀씀이도 커졌지만 그만큼 저축규모도 생겼다.

 

가계부를 구체적으로 기입하다 보면 어디에 어떻게 돈을 썼는지 우선 파악이 되기 때문에 무분별한 소비를 줄일 수 있다.

또 한달 예산을 짜고 그에 맞는 소비패턴을 잡는다면 무조건적으로 줄이지 않아도 되고, 물건 하나 사면서 담달 마이너스 걱정에 손이 벌벌 떨리지도 않을 것이다.

 

온라인 가계부를 쓰면서 현명하고 알뜰한 소비, 저축과 재테크에 대한 나의 지식도 조금씩 쌓여가고 있다. 경험해본 바로는 무조건 허리띠를 졸라매고 궁상을 떠는 것이 현명하고 알뜰한 소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불필요하게 돈이 새는 것도 막을 수 있는 방법도 터득하고 있다. 알뜰쇼핑 노하우 라든가, 전기세를 절약하는 법 등. 또 분리수거를 잘하면 쓰레기봉투값도 줄일 수 있지만 환경도 덩달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전기세를 절약하는 것이 지구를 아낀다는 것을 안 난 더욱 열심히 전기세를 아끼려고 노력도 하고 있다. 에어컨을 사지 않는 것도, 차를 사지 않는 것도. 예전엔 돈을 아끼려고 사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빌려쓰는 지구를 깨끗하게 후대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지 않고 있다. 뿌듯하고 기쁜 일이다.

 

무조건 소비를 줄이다 보면 욕구불만이 쌓이게 된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만족스럽다고 판단되는 문화생활이나 쇼핑도 어느 정도 해줘야 '나도 남들처럼 사는구나'라는 만족감이 드는 것이다.

그렇다고 사고 싶은 것을 모두 사다 보면 불필요한 지출이 늘게 되고 충동구매를 하게 되는 경험은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내가 알아낸 현명하고 알뜰한 소비란 이런 것이다. 만족스러운 소비를 하되, 충동적인 소비를 자제하는 것. 그러기 위해 난 항상 '이 제품이 지금 나에게 필요한가'에 대해 꼭 서너번 되짚어 본다.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사면 나중에 후회도 없는 것이다.

가계부의 유용함을 정리해보면, 간단하다.

1. 가계부를 써본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내가 어디에 어떻게 쓰고 있는지 소비패턴을 알 수 있다. 외식을 자주 하는 집이라면 어느 정도 규모로 외식을 줄일 수도 있는 금액을 알 수 있다.

2. 그렇게 함으로써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나의 저축규모를 알 수 있다. 예전엔 막연히 얼마정도 저축해야지 했다가, 지금은 이 정도가 적정선이라는 데이터가 나온다.

3. 가계경제의 목표를 설정할 수 있고, 중장기적인 목표도 얼추 세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