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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운 사람들 이야기

항생제 단 1g도 쓰지 않는 옹고집쟁이들

항생제 단 1g도 쓰지 않는 옹고집쟁이들.


무더위를 이겨내는 전통보양식으로 알려진 백숙.


인삼 넣고, 대추 넣고, 찹쌀 넣어 폭~ 고아먹으면 여름더위 걱정이 없었죠. 하지만 요즘에는 백숙 해먹는 것도 겁이 납니다. 시중에 파는 닭은 항생제를 먹고 자란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죠.

항생제 오남용 문제는 매우 심각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27 OECD국가 중 최고라고 합니다. (2008 농식품부 국회 국정감사 제출자료 참조) 2006년 기준으로 육류 1톤당 항생제 사용량은 0.75kg으로 호주(0.02kg) 37배가 넘고 미국의 3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합니다. (심각성을 깨달은 우리나라도 2007년 친환경농업육성법에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제도를 발효했습니다.)

축산물에 직접 투여하거나, 사료에 섞는 항생제가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요? 내성때문입니다. 사료에 섞은 항생제를 닭이나 돼지, 소가 먹고 그 축산물을 우리가 먹는 것이죠. 우리가 즐겨먹는 축산물에 축적된 항생제가 고스란히 우리 몸에 쌓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최근 국립수의과학연구원 조사에 의하면 닭고기나 돼지고기의 세균 내성율이 쇠고기보다 높다고 하네요. 이렇게 우리 몸에 쌓인 항생제 및 항생제 내성때문에, 정작 필요한 순간에 항생제가 듣지 않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죠.

 

가뭄에 단비, 마늘 먹은 무항생제 닭이래요~

 

도대체 무엇을 먹어야 할 지 고민되는 이 때,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을 전해준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무항생제 닭(브랜드명 청풍명계)을 생산하고 있는 충북바이오축산영농조합.

충북바이오축산영농조합 신용기 상무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개발한 사료에는 항생제가 없습니다. 항생제는 단 1g도 첨가하지 않았어요. 대신 면역을 증강시킬 수 있는 마늘의 갈리신 성분을 넣었지요. 이 성분은 닭이 스스로 질병을 방어할 수 있는 강한 체질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 사료로 마늘을 함유한 닭 사료조성물(특허 제10-0725926) 특허를 받았습니다.

특허 사료에 대한 신용기 상무의 설명이 이어집니다.

이 사료에는 마늘뿐만 아니라 각종 한약재도 첨가되어 있습니다. 57가지 한약재가 들어가요. 감기, 장염예방 치료와 보약 기능 등 기능별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우리 청풍명계 닭의 생체 성분검사를 보면 조직 내에 마늘의 알리신 성분이 70%가 침착되어 있고, 지방은 일반 닭의 60%밖에 되지 않아요. 차이가 확연하죠. 청풍명계 닭이 누린내가 나지 않고 육질이 쫄깃하고 담백한 건 그 때문입니다.

     


 ▲ 항생제 대신 마늘 넣은 특허 사료를 먹고 자란 병아리가 건강한 닭이 되었어요.

 
전국 최초 육계 부문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 획득

 

신용기 상무의 어조에는 확신과 자부심이 가득 차 있습니다.

친환경농업육성법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고시한 식품공전의 동물용의약품의 잔류허용기준 및 축산물의 농약 잔류허용기준의 10분의 1 이하면 무항생제 축산물로 인증해줍니다. 집단폐사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항생제를 허용기준의 10% 미만으로 사용하는 건 인정하는 거죠. 하지만 우리는 단 1g의 항생제도 사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 기준보다 충북바이오축산영농조합의 기준이 훨씬 더 엄격한 셈입니다. 어떻게 보면 옹고집처럼 보이지만, 그것이야말로 소비자에게 이로운 옹고집인 거죠~.

 

충북바이오축산영농조합이 이처럼 무항생제 닭을 키우게 된 계기는 바로 항생제 내성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20여 년간 닭을 키운 양계전문가 이준동 대표는, 가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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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가 내성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스스로 항생제를 꼭 써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하셨다고 해요.  내가 먹고 아들딸이 먹고 소비자가 먹는 닭, 항생제 없이 키워보자 결심하고 실천한 거죠.

처음에는 저항생제 사료부터 시작했어요. 그 사이 집단폐사 도 여러 번 경험하고 위기가 참 많았습니다.

그렇게 몇 년간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도 포기하지 않은 무항생제 닭 사육. 그 땀과 노력이 결실을 맺어 2007 5, 육계 부문으로는 최초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북지원으로부터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을 받았습니다.

 

무항생제 가공공장 설립취급자 인증제도 획득

 

충북바이오축산영농조합은 이에 멈추지 않습니다. 무항생제 닭 사육 및 생산뿐 아니라 무항생제 닭 전용 가공공장을 설립했습니다. 어렵게 생산한 무항생제 닭을 일반 닭과 함께 가공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교차오염을 막기 위한 것이죠.

2009 4 27일 충북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취급자 인증서를 받아 여타 브랜드와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청풍명계 홈페이지에 이력추적 관리체계를 구축, 시행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이 서비스가 시행되면 소의 이력을 추적하듯 닭의 생산이력도 추적할 수 있어 소비자의 신뢰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 내가 먹는 청풍명계 닭이 어떻게 자랐는지 볼 수 있다니, 더더욱 믿을 수 있겠어요.

뿐만 아니라 자체 연구소와 도계장도 설립할 계획이라고 하니 정말 끊임없이 발전하고 노력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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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 닭과 함께 가공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교차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충북바이오축산영농조합이 설립한 무항생제 닭고기 전용 가공공장.

사람이 살고 환경이 사는 상생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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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동 대표.

현재 충북바이오축산영농조합은 무항생제 청풍명계 닭을 학교 급식으로 납품하고 있습니다.  2006 280여 개 학교에 납품했지만, 2009년에는 약 1,000여 학교로 늘어났습니다. 무항생제 축산물 및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었기 때문이지요.

이준동 대표는 말합니다.

무항생제 축산물로 키워야 사람이 살고 환경이 살아납니다. 아토피를 앓는 아이들에겐 닭이나 돼지가 안 좋다고 하지만 항생제 전혀 쓰지 않은 닭이나 돼지고기 먹으면 과민반응 일어나지 않거든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무항생제 축산농가들이 늘어나야 합니다. 축산농가들도 무항생제 사육에 대한 막연한 불신과 두려움을 극복해야 합니다.

이준동 대표는 일반 축산농가보다 무항생제 축산농가들이 더 잘 살 수 있을 거라며, 사람과 환경을 위해서라도 무항생제 양축가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이 대표의 바람이 하루 빨리 현실이 되어, 누구나 안심하고 닭고기를 먹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09 7 by 두루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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