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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루덴스/책이랑 놀기

내 삶에 한번쯤..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블로그에 뭐라고 쓰기도 힘든 시간이네요.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일렁입니다.
그렇게 일렁이는 마음을 달래는 것은 술과 차, 혹은 책이 되겠지요.
술은 숙취가 남고, 차는 고요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책은 언제 어디서든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어제 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지하철과 집, 다시 지하철에서
<내 삶에 한번쯤은, 걷는 기쁨>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스물 셋, 여대생 혼자 땡전 한 푼 없이 떠난 46일간의 국토종단'이라는 부제가 곧 그 책의 주제이자 내용입니다.

스물 셋, 여대생.. 이라는 평소에 제가 싫어하는 여기자, 여대생도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가지더군요.
무전여행, 혼자 걸어서 가는 여행을 여자 혼자 했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 여대생,이라는 말을 썼겠죠. (솔직히 여자 혼자 여행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되잖아요. 사회통념상, 사회환경상)

책을 읽으며 스물 셋, 방황하는 젊은 청춘과 함께 걷는 느낌이었습니다.
무전여행이었기에 무엇을 먹고 어디서 잤는지도 꼼꼼하게 기록해두었던데, 저는 솔직히 그게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자신이 먹고 소비하는 것을 기록하는 건, 참 중요한 것인데 너무 많이 먹고 너무 많이 소비하다보면 기록을 못하잖아요. 기록하기가 두렵고.

길에서 배운다, 길 위에서 배운다는 말이 어떻게 현실이 되는지 이 책은 참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배운 것을 몸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또 얼마나 힘든 것인지도요.

그런 에피소드가 나와요. 한 달 가까이 다른 사람의 호의에 힘입어 먹는 것과 잠자리를 구했던 필자가 너무나 소중했던 물을 한 할머니가 다 마시고, 심지어 입 댄 곳을 씻느라 살짝 버리기까지 해서 한 시간 내내 씩씩거린 것. - 필자도 에이쿠, 이 좁쌀만한 마음, 하면서 반성했지만... 그게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요. 받은 건 금방 잊고 준 건 언제까지나 잊지 않는 이 마음의 불균형이 사람을 걍팍하게 하는 거죠.

길을 걸으며, 필자는 생태, 생명, 환경에 대해 몸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로 정했다고 하는군요.
긴 인생, 46일을 투자해 평생에 하고 싶은 일을 얻는다면, 얼마나 남는 장사인지.

꼭 그렇지 않더라도,
내 삶에 한번쯤은,
하고 싶은 일을 했다는 것 자체가 기쁨이지요.

당신 삶에 한번쯤,
해 보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그 한번쯤은 언제가 되려나요?

혹시 바로 지금은 아닐까요?

알라딘에서 이 책 구경하기  
이 책 필자의 호주 생태마을 여행기 읽기   


필자는 그 때 걸었던 길을 다시 되짚으며 그 때 신세지고 만난 분들께 직접 책을 선물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더군요.
역시, 받은 것을 잊지 않는 자세!

*우울할 때 읽어도 좋습니다.
  일러스트도 꽤 귀엽고, 에피소드도 무겁지 않습니다. 심지어 변기 막힌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이것참, 잘 보이려고 잘나보이려고 힘 주지 않은 글이에요. 아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