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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게벌기/쿨하게 돈 버는 사람들

예술과 상품이 만나 산들바람, '퍼니피쉬'

예술과 상품이 만나 산들바람, '퍼니피쉬'
아트상품이 주는 마음의 위로 한 조각


이제는 눈에 익숙한 글씨체가 들어온다.
‘길이 멀지요?’
‘괜찮은데요 뭐...’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이름. 철수.

길 찾아온 나그네에게 건네는 말이다. 그렇다. 목판화가 이철수 선생이다. ‘판화’라는 생소한 장르를 알려줬던 사람. 그의 판화와 글이 곳곳에서 그렇게 말을 건네고 있었다. ‘이철수의 집’. 딱 어울리는 이름이다. 간결하고 단아한 그의 그림체와 서정 넘치는 글이 둥지를 틀기에 좋은 이름이다. 이런 집에서는 마음이 절로 평온을 되찾을 것 같은 기분. 한줄기 선선한 바람과 새초로미 고개를 살짝 내민 햇살, 한송이 꽃이 세상을 감쌀 것 같은 풍경. 그렇다. 여기는 ‘이철수의 집’이다.


그 ‘이철수의 집’에는 집사(?)가 있다. 집을 관리(저작권 관리)하는 것은 물론, 집을 가꾸고(아트상품 디자인) 널리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아트샵 운영)도 한다. 그 집사의 이름은 ‘퍼니피쉬(대표 김지영, www.funnyfish.co.kr, 이로운몰에서 퍼니피쉬 제품 구매하기)’다. 재미있는 물고기? 재미있다. 물고기가 집사 노릇을 한다니.

퍼니피쉬, 대체 넌 누구냐.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디자인 그룹이다. 더 파고들자면 문화예술과 관련한 디자인이다. 더 이끌어내자면 사람들 마음과 소통하는 문화예술 디자인이다. 재미와 기쁨, 위로 등 사람 마음과 접점을 찾는 디자인 상품을 기획하고 선보인다. 예술가(작가)와 소비자가 상품을 통해 만나게끔 연결한다. 예술가의 콘텐츠가 일상 속에서 활동하도록 기획한다.  


그렇다, 좀 별난 물고기다. 물이 아닌 예술이 흐르는 세상을 꿈꾼다. 말하자면 물은 없어도 된다. 그러나 예술이 없으면 죽는다. 그런데 세상의 어떤 편견 하나. 예술은 어렵다. 혹은 이해하기 힘들다고들 한다. 그런 편견들. 퍼니피쉬는 어쩌자는 걸까. 김 대표는 말한다. “예술은 엄청난 미술작품을 걸어놔야 위안이나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취향과 감성, 심미안 등에 따라 1~2만원짜리라도 (값진 미술품보다) 더 훌륭한 작품이 될 수 있다. 우리는 10년 후의 돈 가치로 측정하는 그런 예술품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손쉽게 다가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고 어렵고 힘이 들 때 힘이 되는 그런 예술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굳이 편견에 사로잡혀, 예술을 대할 필요는 없다. 사실 살아 있는 당신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예술이다. 그리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예술은 좀더 친근해진다. ‘내가 좋아하는’ ‘내가 즐길 수 있는’ 그런 나만의 것. 아울러 친구가 되는 것이다. 그것이 예술상품이다. 퍼니피쉬는 그런 예술상품으로 사람들의 마음 한자락에 재미를 선사하고픈 디자이너라고 보면 된다.

퍼니피쉬는 2년 전 등장했다. 영화 홈페이지 등을 제작하면서 태동했다. <왕의 남자> <가족의 탄생> <질투는 나의 힘> <사과> <아는 여자> 등이 이들의 작품이다. 신라문화원, 도토리학교 등의 홈페이지 제작도 했으며 사진가 김수남, 사진가 이지누 등의 홈페이지도 이들의 작품이다.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가 높은 디자인 그룹으로 지낼 무렵, 이철수 선생을 만났다. 김 대표도 “우연한 기회가 찾아왔다”고 말한다. 이 선생도 아트상품에 관심을 보이고 서로 이야기를 섞던 중 퍼니피쉬는 아예 대행을 맡기로 한다. 저작권 관리와 제작권, 상품디자인 등을 맡기로 한 것이다. 이 선생의 충성도 높은 팬들도 적극 힘을 보탰다. 상품개발에도 힘을 보태고 구매에도 나서준 것이다. 김 대표도 이런 모습을 보고 힘을 얻었다. “이왕 하는 것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도 들었다. 예술가를 살려주고 부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여겼다. 이를 통해 사람들과 가까이 가는 예술, 사람들이 어려워하지 않는 예술상품을 선보이고 싶었다. 퍼니피쉬의 모토가 이를 잘 보여준다. ‘예술이 우리 곁에 늘 흐르는 세상을 꿈꿉니다’.


퍼니피쉬는 ‘한스타일’을 선보이고 싶다. 연예계나 엔터테인먼트업계에 ‘한류’가 있듯, 한국의 예술이 색깔을 드러내면서 세계적으로도 통할 수 있는. 한복이 선과 색 등의 표면적인 것에 좀더 치중했다면, 퍼니피쉬는 한국인의 정서에 입각한 아트상품을 통한 한스타일을 꾀하고 있다. 이철수의 집 작품에 영문을 꼭 입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외국에 선물할 때 가장 적합한 선물이 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옛 문인들의 시서화 등에서 전통과 현대를 접목하고 품위를 갖춘 아트상품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퍼니피쉬는 예술을 단순하게 상품에 접붙인 것을 아트상품으로 칭하길 원하지 않는다. 가령 우리가 흔히 접하는 고흐의 그림을 머그컵에 적용하는 것처럼. “작품 품격에 맞춘 상품의 질이 중요하다. 대개의 아트상품은 상품의 질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접목된 예술에 의한 것이 아니라 상품 자체가 좋아서 선택될 수 있는 아트상품을 만들고 있다. 그러니까 이철수 판화가 있다는 이유가 아니라, 머그컵 자체가 좋아서 선택되는 그런 아트상품 말이다.” 김 대표의 말은, 내용과 형식 모두가 사람의 마음을 파고들 수 있어야 진정한 아트상품이 될 수 있다는 뜻이렷다.

김 대표는 11월 13~16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디자인갤러리 위크’에서도 가능성을 엿봤다. 퍼니피쉬는 이 행사에서 부스를 차려 체험존을 열었다. 이철수 선생 판화가 찍힌 종이에 지문을 찍어 자신만의 표현을 하도록 했다. 예상 밖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천수백장이 나갈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한 사람도 같은 것을 만들려는 사람도 없었고 애기부터 노인까지 참여 연령층도 다양했다. 누구나 그렇게 예술적 욕구를 갖고 있다. 누군가에겐 예술이 어려운 것이 아님도 확인할 수 있는 계기였다.    


퍼니피쉬의 아트상품은 슬슬 탄력이 붙고 있다. 이전에는 상품화를 위해 컵 하나를 만드는데도 6~7개월이 소요된 적도 있다. 힘든 작업이었다. 그러나 그 과정을 거치며 차츰 노하우가 쌓였다. 이젠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는 단계에 왔다는 것이 김 대표의 자평이다. 한마디로 갈피를 잡았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니즈만 좇을 생각은 없다. 김 대표는 ‘사람들한테 설득 가능한 고집’을 부리면서 예술과 상품의 접목에 힘을 쏟을 생각이다. 이철수의 집 상품군도 늘리고 튼실하게 가져갈 계획이다. 현재 20개 안팎(모델은 60~70개)의 상품군에 가죽제품(수첩․문구), 옷, 쿠션․방석 등을 덧붙일 생각도 하고 있다.

다른 작가들도 퍼니피쉬의 이 같은 시도에 호의적이다. 예술가를 살려주고 예술을 부흥하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불황이라고, 경기침체라고 쪼들어 있는 것,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때일수록 마음에 윤기를 불어넣는 일이 필요하다. 자신을 위한 ‘작은 호사’가 자신의 마음을 활짝 피게 만들지 모른다. 퍼니피쉬에는 그런 재미난 일들이 있다. 둘러보시라.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문구 하나, 판화 하나가 박힌 제품이 당신의 마음을 활짝 웃게 만들 지도 모르니까. 마음에 부는 한줄기 산들바람이 지친 당신을 위로할 지도 모르니까. 당신의 마음에 윤기를 돌게 하라. 그것 또한 불황을 이겨내는 한가지 요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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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퍼니피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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