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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루덴스/일삽우일삽

모녀와 조손 사이

지난주 토요일 밤, 예쁜 후배와 사랑하는 친구가 집에 놀러왔다.
내가 준비한 음식을 너무나 맛나게 먹고, 후배가 가져온 와인 한 병 후딱 다 해치우고, 집 근처 주류매점에 가서 두 병에 9900원짜리 와인도 다 해치운 후, 후배는 식곤증을 못 이겨 잠이 들었고, 친구와 나는 꿍쳐둔 베일리스까지 먹었다.
나름 보람찬 하루였다. 그 때만 해도.

지난 일요일, 엄마가 손님들은 잘 치렀는지 검사 전화를 하셨다.
"응, 잘 치렀어. 후배는 우리 집에서 자고 갔어."
"그래? 누군데?"
"응. **라는 앤데, 얼굴도 예쁜데, 다리도 엄청 길고, 날씬하기까지 한데, 마음도 진짜 착해. 근데 공부도 엄청 잘해."
 "아이고. 그러냐. 걔는 우찌 그리 빠지는 게 없나."
 "그러게 말이야. 걔 보면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 걔랑 내가 띠동갑인 것 있지."
 그 말을 들은 엄마 왈.















 "아이고, 딸 뻘이네. 딸처럼 귀엽겠네."
 OTL

 엄마, 띠동갑이 딸 뻘이면, 겹띠동갑인 엄마와 나는 모녀지간이 아니라 조손간이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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