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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신상/커피한잔에 Takeout하는 세계

커피 간단히 즐기는 법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드시는 애호가들에게는 별 상관 없는 얘기겠습니다만,
원두커피를 즐기고는 싶은데 도구를 장만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망설이는 분들께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요즘은 간편하게 원두티백도 많이 나와 있지만, 원두티백으로는 좀 부족해, 하는 분들을 위한 것이랄까요.

제가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마신 지는 벌써 2년이 넘었고,
그 사이 도구도
서버 500ml 1개, 서버 750ml 1개, 드립용 주전자 - 핸드드립용 1개, 드립용 주전자 - 융드립용 1개, 도자기드리퍼 3~4인용 1개, 플라스틱드리퍼 1~2인용 1개, 아이스커피 드립통 1개, 핸드밀 1개, 여과지 1~2인용 1봉지, 여과지 3~4인용 1봉지 등으로 늘었습니다만,
결론만 말씀드리면 이거 다 필요없다는 겁니다.^^
(이거 사느라 들인 돈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물론 저는 처음에 서버와 주전자, 드리퍼 등을 선물받았기에 좀 나았습니다만)

집에서 사무실에서 가장 간편하게 커피를 즐기는 방법은 커피머신으로 내려먹는 겁니다.
이 경우 커피머신과 원두, 여과지만 있으면 됩니다.(커피머신 종류에 따라 여과지가 필요없는 것도 있더군요) 물론 이 때는 분쇄된 원두를 사야 하는 거죠.
커피머신으로 커피를 내리면 아주 간편하긴 하지만 아이스커피를 즐기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걸 간단히 해결할 방법은
커피머신의 커피가 내려와 담기는 주전자에 얼음을 미리 많이 넣어놓는겁니다.
커피가 내려오면서 바로 식으니까 간편하게 아이스커피가 되고 향도 날아가지 않습니다.
물론 이 경우 평소보다 커피는 좀 더 많이 넣고 물은 좀 적게 넣어야겠죠. 커피와 얼음이 만나 녹으면서 연해지니까요.

커피머신도 없고, 아무 것도 없지만 원두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가장 기초적인 드리퍼와 여과지만 준비하세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 그림 중에 맨 위의 플라스틱이 드리퍼이고, 그 옆 빨간 봉지에 들어있는 게 여과지입니다.

저 드리퍼가 걸쳐질만한 컵에 드리퍼를 올리고 여과지를 잘 펴서 깐 후 원두를 담고 80~90도의 물을 세 차례에 걸쳐 부으면 됩니다.
첫물은 조금만 부어 30초 정도 기다려 뜸을 들인 후 한 잔의 반 정도 분량의 물을 나누어 붓고, 그 물이 다 빠지기 전에 나머지 분량의 물을 나누어 붓는 거지요. 커피물이 완전히 다 빠지기 전에 드리퍼를 분리하면.. 커피 잡맛이 내려가지 않아, 그것만으로 커피 맛이 훨씬 좋아집니다.
조 그림의 세트는 33,000원이에요.
서버까지 포함된 거죠. 서버가 있으면 아주 편리하긴 해요. 두세 사람의 커피를 내릴 수 있고, 아이스커피를 내릴 때도 유용하니까요.
(요것까지는 있으면 참 좋다고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아이스커피를 마시고 싶다!
마찬가지입니다.
우선 컵에 얼음을 많이 담고, 같은 방식으로 하는 거죠.
이 때는 한 잔 분량 이상의 원두를 담는 것이 좋아요. 얼음과 커피가 만나 묽어지니까요.

이 경우에도 주로 분쇄 원두를  이용하게 될 텐데요..(원두를 가는 핸드밀이 없으실 테니까요)      
분쇄 원두의 경우 산패가 빨라서 혼자서 커피를 내려드신다면 아무래도 끝에는 원두가 맛이 없어져요.
그렇다고 원두 홀빈을 사자니..커피를 갈 도구가 없고.

그럴 땐 도깨비방망이나 집에 있는 각종 믹서기를 이용하세요.^^
이건 저희 엄마가 주로 애용하는 방식인데요, 아빠가 커피를 좋아하셔서 원두를 갈아야 해요.
울 엄마 믹서기에 두르르 돌리시더라는.
물론 이론상으로야 그렇게 믹서기에 가는 동안 열이 발생해서...커피의 맛을 달아나게 하고.. 어쩌고 할 수도 있지만, 그리 많이 가는 게 아니고, 그리 오래 돌리는 게 아니라 괜찮습니다.
(그렇게 간 원두로 커피를 먹어보았습니다)
참 물기가 없는 상태에서 갈아야 하는 건 아시죠.
가정에서 흔히 쓰는 핸드밀은 인테리어 효과까지 있습니다만, 손으로 그거 돌리는 것도 나름 힘듭니다.
커피 4인분에 해당하는 원두 40그램 갈고 나면, 살짝 땀이 난답니다.^^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하고, 모양도 있어보이는 핸드밀은 이런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격은 37,500원이에요.

커피를 핸드드립할 때 원두의 신선도만큼 중요한 것이 물 조절인데요,
일정한 속도로, 가늘고도 예쁘게 물을 가만가만 내리는 것으로 핸드드립 기술을 평가하기도 합니다.
물 조절이라는게 쉽지는 않아서..
핸드드립용 주전자가 따로 나오곤 하죠. 이런 주전자는 물 나오는 주둥이가 좀 뾰족하면서도 좁아서 물줄기가 비교적 가늘게 나오게 합니다.
재질에 따라 브랜드에 따라 주전자 종류도 엄청 많습니다만,
하나 보여드리면... 이런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주전자 주둥이가 아주 우아하지요? 이 주전자는 무려 90,000원이나 한답니다.^^

하지만 굳이 이런 주전자를 사용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저 살살.. 조심조심.. 가만가만 적당량의 물을 붓는다..그 물이 다 빠지기 전에 또 물을 붓는다.. 물이 다 빠지기 전에 드리퍼를 뺀다, 정도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도구를 다 갖추어야만 온전히 무엇을 즐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도구보다 더 중요한 건 즐기고자 하는 마음이지요.
원두티백은 언제어디서나 일정한 맛의 커피를 즐기게 하는 멋진 발명품이지만,
홀빈원두가 주는 특유의 향을 따라가진 못하잖아요.

그래서 도구 없이도 간편하게 즐기는,
어쩌면 커피애호가들이 쯧쯧 할 수도 있는 대체품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어때요!
내 방식대로 즐기는 것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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