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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지구인

볼셰비키 혁명 혹은 10월 혁명일

1917년 11월7일, 세월은 흘러 91주년.

그때, 볼셰비키 혁명(10월 혁명, 러시아어: Великая Октябрьская социалистичеcкая революция)이 일어난다. 러시아 혁명의 완성이랄까.
그 혁명은 피가 분출되지 않은 혁명이었으며,
인류 최초의 사회주의 정권이 세워진 혁명이었다.
'러시아 혁명'의 최초 분화구인 앞선 2월 혁명(1917.3.8)이 니콜라이 2세의 끌어내리며 군주제를 폐위시켰다면, 10월 혁명은 민중들의 순수한 힘이 빚어낸 20세기 최초의 사회주의 혁명이었다.
아울러, 마르크스의 사상에 기반한 최초의 마르크스주의 혁명.


블라디미르 레닌과 레온 트로츠키(당시 '볼셰비키 군사혁명위원회' 위원장)는 그렇게 민중의 힘을 믿었다. 참, 11월7일은 레온 트로츠키의 생일(1879년)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생일에 혁명이 탄생했으니 얼마나 기뻤을까.

(참, 2월 혁명과 10월 혁명이, 3월과 11월에 일어났는데 왜 그렇게 부르냐고?
당시 러시아는 1918년 이전까지 러시아력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레고리력으로 따졌을 때, 지금의 날짜가 되는 것이다. )


당시 한 일본 언론인은 그랬다지.
"노동자와 사병들이 근위병들의 탄압에도 혁명가를 부르고 있었다."
혁명은, 어떤 탄압에도 쉽게 동력을 잃지 않는 법인게지.

그렇다고, 혁명이 반드시 대의명분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심리학자 프란츠 파농이 그랬다.
"혁명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더 이상 견딜 수 없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배고프면 사나워지는 것이, 빈민의 보편적인 반응인 법이고.

카를 마르크스가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았던 것은,
"인간에 관한 어떤 문제도 남의 일이 아니다"(로마 희곡작가 테렌티우스)였다.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은 일어선 것인 게지.


당신의 '혁명'은 안녕하신가.


"농민대회와 노동자, 병사 소비에트가 단결한 오늘이야말로 혁명의 위대한 날들 중 하루로 꼽힐 것입니다. 그 함성은 전 세계로 뻗어나가 파리, 런던, 그리고 바다 건너 뉴욕까지 메아리치며 울려 퍼질 것입니다. 이러한 단결은 모든 노동자들의 마음을 행복으로 가득 채워 줄 것입니다."
"위대한 사상이 승리했습니다. 서유럽과 미국은 러시아와 러시아 프롤레타리아트에게 엄청난 무엇인가를 기대했습니다... 전 세계의 프롤레타리아트는 러시아 혁명과 혁명이 완수할 위대한 일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체이카의 대표 스베르들로프는 그와 인사를 나눈 후에 외쳤다. "내전 종식 만세! 민주주의 연합 만세!" 농민들은 이제 건물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날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달과 별들은 얼음 덮인 눈 위에 옅게 반사되고 있었다. 파블로프스키 연대의 병사들은 운하의 제방을 따라 열 맞춰 행진했다. 갑자기 군악대가 '라 마르세예즈'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목청이 터질 듯한 병사들의 함성 속에서, 농민들도 그 뒤로 줄을 이었다.
농민들은 금으로 새롭게 수놓은 전국 농민 소비에트 집행위원회의 붉고 커다란 펼침막을 흔들었다. 펼침막에는 "혁명적 노동 대중의 단결 만세!"라고 쓰여 있었다. 다른 펼침막들도 그 뒤를 이었다. 푸틸로프 공장의 지역 소비에트 펼침막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우리는 모든 나라 국민들의 인류애를 창조하기 위해 이 깃발에 고개를 숙인다!" 

-《세계를 뒤흔든 열흘》(존 리드 지음/서찬석 번역/책갈피 펴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