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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신상/커피한잔에 Takeout하는 세계

원두와 생두, 가격차이의 비밀

이로운몰에서 로스팅해서 파는 원두는 대략 200그램 기준으로 1만원입니다. 그런데 로스팅하기 전 생두는 1킬로그램에 1만원입니다. 단순 셈법으로 계산하면 로스팅을 하는 순간 무려 5배나 가격이 뛰는 셈입니다.

이 가격차이를 단순히 '기술'이 들어갔으니까, 라고 생각해도 뭐 틀린 건 아니고, 마음도 편합니다만,
가끔 로스팅한 원두가 너무 비싼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시는 분도 있을지 몰라 잠깐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로운몰에서 인기있는 공정무역 커피생두 동티모르 생두를 보자고요.


자, 카페티모르에서 생두 1킬로그램을 로스팅해서 판매한다고 해요.
우선 생두에 섞여 있는 결점두를 골라내야 합니다. 동티모르에서 이미 세 번에 걸쳐 결점두를 골라낸, 다른 생두에 비해서는 아주 상태가 좋은 생두이긴 합니다만, 카페티모르 바리스타들은 이 생두조차 한 번 더 고릅니다.(배로 오는 과정에서 추가로 갈라지거나 상하는 생두도 있을 테니까요)물론 로스팅한 원두를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이지요. 반으로 쪼개졌거나 두쪽이 붙었거나 간혹 흠집이 있거나 하는 생두를 함께 로스팅하면 로스팅한 커피 원두 9개의 맛과 향을 잡아 먹는다고 하니까요.
이렇게 결점두를 고르는 과정에서 생두 1킬로그램은 750~850그램 정도로 줄어듭니다.
아이고 이 아까운 생두, 라는 생각이 절로 들지요.

이렇게 골라낸 생두 750~850그램그램을 잘 로스팅합니다. 로스팅하는 과정에서 생두의 수분이 빠져나가지요. 부피는 늘지만 무게는 줄어드는 현상이 생기는 겁니다. 그런데 원두는 그램당으로 판매하잖아요. :)
생두 750~850그램을 로스팅하고 나면 그 무게는 대략 622그램~705그램 정도로 줄어듭니다.(보통 120그램의 생두를 로스팅하면 100그램 정도로 무게가 준다고 해요)

자, 이렇게 완성된 로스팅 원두는 622~705그램 정도. 200그램 기준으로 3봉지~3.5봉지가 나오는 거죠.

그러니 생두와 로스팅 원두의 가격 차이는 5배가 아닌 3~3.5배인 셈입니다.
여기에 로스팅기계감가삼각 및 수공비, 무엇보다 로스팅 '기술'까지 더하면,
생두와 원두 가격은 그 차이가 크지 않지요.

요즘 티모르 생두로 직접 로스팅하고자 하는 회원들이 좀 늘었습니다. 2009년산 신선한 생두라서 그런지, 생두 주문이 많으네요. 자신의 입맛에 딱 맞게 커피를 로스팅하는 기쁨은 그 어디에도 비할 바 없겠지만,
저는 자꾸 본전 생각이 나서^^
그저 카페티모르 원두를 사 먹는 것이 더 경제적이다 싶어요.

커피가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사실 저는 사시사철 커피를 끼고 삽니다만)

신선한 생두로 로스팅한 커피 한 잔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