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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신상/커피한잔에 Takeout하는 세계

카페티모르-이로운몰 커피클래스 후기

오늘 카페티모르에서 이로운몰 회원들을 위한 커피클래스가 있었습니다.
이제 집에 들어왔어요.

6시 땡 퇴근해서 이대 근처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카페티모르에 도착한 시간은 7시 10분경.
어머! 벌써 한두 분이 와계시더군요. 늦지 마시라고 부탁드리긴 했지만, 이렇게 빨리 오실 줄을 몰랐어요.
(수업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모두 좀 데면데면했습니다)

7시 30분 정확하게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동티모르의 기본적인 상황과 동티모르의 커피체리가 생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었어요.
가끔씩 고집 센 동티모르 지역민들의 에피소드가 곁들여져 웃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압권은 탈곡기 같은 거피기 앞에서 한두  분은 계속 돌리고 다른 한두 분은 춤추며 놀다가 피곤하면 교대한다는 부분. ㅋ

이론 교육이랄까 간단한 커피 브리핑이 끝나고 우리들에게 주어진 건 단순하지만 중요한 노동.
바로 생두 골라내기.
카페티모르 생두(그린빈)의 품질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한 마디로 일반적이지 않은 생두를 골라내는 건데요, 부서지거나 살짝 상하거나 그린빈이 두쪽으로 쪼개지지 않고 하나인 생두를 함께 로스팅하면 서로 익는 시간이 달라 작은 것들이 타버린대요. 그렇게 탄 것 하나가 로스팅한 원두 아홉 개의 맛과 향을 잡아먹는다고 하네요.

저는 이렇게 섬세하게 골라내는 거 별로 안 좋아해서 뭐 대충했습니다만, 일부 회원들은 명품 생두로만 로스팅한 명품 원두를 만들어보리라는 일념으로 반 넘게 골라내는 기염을 토하시기도 하셨어요. :)

이제 로스팅 시간.
카페티모르에서 이 시간을 위해 휴대용 가스렌지와 로스팅용 수망 등을 무려 4세트, 서버와 드리퍼도 5세트, 드립포트도 3갠가를 새로 준비하셨어요.
얼마나 황송했던지. 강의를 맡은 안용선 선생님은 카페티모르 최근 며칠 매출액을 탈탈 털어 샀다고 말씀하셨어요. 그게 꼭 과장된 건 아닌게, 수망 하나에만 무려 4만원. 비싼 편이죠. 집에서 로스팅을 할 땐 프라이팬을 이용해도 된다고 합니다.
드립포트는 무려 8만원인데. (카페티모르에서 준비한 드립포트는 좋은 거라 그렇구요^^ 마트 같은데 가면 1~2만원 정도의 싼 드립포트도 있다고 해요)  

아, 로스팅.... 참 긴 시간이었습니다.
일단 힘이 있어야 하고 끈기도 있어야하겠더군요. 100그램 기준으로 15분 정도라고 하셨는데.... 제 느낌만으로는 30분은 족히 흐른 것처럼 길더이다. 대체로 남자분들이 힘이 있으셔서 잘 하시더군요.
(아, 나는 자가로스팅은 안 해야지, 전문가가 로스팅한 신선한 원두-카페티모르- 사 먹는 게 최고얌. 이라는 생각이...)
로스팅하는 동안 타닥타닥 하는 소리도 나고 연기도 많이 났었는데요, 신기한 건 우리가 로스팅해서 나는 연기는 정말로 아무렇지도 않더라는 거죠.

그렇게 각자가 로스팅한 원두를 넓게 펼쳐 식히고,
그라인더에 갈아 핸드드립 실습에 들어갔습니다.

이 핸드드립 실습을 위해 안용선 선생님께서 따로 연습을 하셨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좀 떠셨어요. 아무래도 여러 사람이 보고 있으니 그러셨겠죠.
수업 처음부터 끝까지 돌아다니시면서 세심하게 실습 지도를 해주신 카페티모르의 바리스트 위은아 선생님은 그저 빙긋 웃고만 계시던데, 뭐 그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당.

그리고 각자 핸드드립 실습.
신기해하며 떨어가며 자신이 로스팅한 원두로 직접 드립을 하고, 그 맛을 보고 돌려가며 품평하고.....
두 시간 수업 예정이었는데 두 시간 30분을 훌쩍 넘겼습니다. 늦게 시작한 것도 아닌데 말이죠.

처음에는 조금은 어색하던 수업 구성원들이 로스팅할 때 급 친해지더니 끝날 때쯤엔 원래 아는 분이었던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핸드드립하고 남은 각자가 로스팅한 원두(약 80그램 정도)는 각자가 당연히 가져가고, 카페티모르에서 전문 바리스타가 어제 로스팅하여 하루 정도 숙성한 원두를 따로 또 100그램씩 챙겨주셔서 총 200그램의 원두까지 득템하고 왔습니다.(생두 고를 때 많이 골라내신 분들은 150그램이 못 되었겠지만요)

우리야 보람찬 하루 일을 마쳤지만,
우리가 실습한 것들 치우고 정리하느라 카페티모르 선생님들이 고생 많으셨지요.

안용선 선생님은 이로운몰 회원들을 위한 커피클래스를 매달 하고 싶다고 하셨고(이로운몰 회원들이나 이로운몰로서는 고마운 말씀이지요)

오늘 가장 수고하신 위은아 선생님은,
"다음달에도 한대요? 그럼 저는 없을 지도 몰라요." 라고 농담같은 진담 혹은 진담같은 농담도 하셨답니다.

11월에도 커피클래스는 열릴 듯합니다.
날짜는 카페티모르와 협의를 해봐야겠지만 평일 저녁 7시 30분이라는 건 변함 없을 듯하고요.

좀 부러우신가요?
부러우면 지는 겁니다,가 아니라
11월에 신청하시면 이기는 겁니다.

날짜가 확정되면 다시 알려드리지요.

오늘 강의를 들었던 이로운몰 회원님들이 신청할까 말까 고민하는 회원님들을 위해 경험담을 들려주셔도 좋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