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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게벌기/쿨하게 돈 버는 사람들

농민-소비자-유통업자가 일구는 '참살이'의 현장, ‘농군마을’ (2)

농민-소비자-유통업자가 일구는 '참살이'의 현장, ‘농군마을’ (2)


생산자와 소비자의 거리를 좁힌다

이 세 가지 약속은 한편으로 소비자와 생산자의 거리를 좁히고 좀더 좋은 농산물을 유통할 수 있는 배경이다. 많은 농민들이 가나안농군학교의 뜻과 실천을 알기에, 초기에 물량이 작더라도 농군마을에 기꺼이 좋은 농산물을 공급해주기도 했다.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었다. 이에 농군마을도 늘 생산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다. 이윤 일부를 생산자를 위해 적립하는 생산자보호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천재지변이나 수해의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한편, 안정적인 친환경농산물을 공급받기 위한 기본이다.


또 소비자모임도 좀더 활성화되면, 2009년에는 생산자 탐방을 정기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일종의 농장체험 행사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자신이 먹는 농산물이 어디서 어떻게 재배되는지 확인함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들이 좀더 밀접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직영농장도 운영하는 농군마을은 품질규정에 적합한 물품을 생산할 수 있는 농민과 계약을 맺는다. 이에 따라 농민에게 친환경 농업기술 및 농자재 보급, 농민이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는 곧 농민의 소득증대와 복지향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 또한 소비자에게는 좋은 농산물을 제공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되는 것이다.

친환경농업을 널리 알린다

현재 600여 가지 친환경농산물을 다루고 있는 농군마을은 2009년에는 품목도 늘리고 생산자들의 친환경농법 유도에도 나설 방침이다. 친환경인증 비용 일부를 대는 한편 친환경농업을 왜 하고, 얼마나 좋은지 등의 홍보도 적극 하기로 했다. “수익이 그래서 많지는 않으나 그것이 모두가 상생하는 길이라고 믿고 있다.” 김 대표의 말이다.

물론 모든 것이 쉽지 않다. 근본적으로 친환경농업은 땅의 체질을 바꿔야 하는 지난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산업화 시대, 생산증대가 무조건 미덕이라고 전력 경주하던 그때는 농약과 화학비료를 팍팍 쓰라고 적극 권장했다. 그래야 생산이 많이 되기 때문이었다. 자연 땅도 약해졌다. 지금은 그러니까, 과도기다. 김 대표는 사과를 예로 든다. “사과나무 하나에 90개 수확이 가능하다면 유기농으로 하면 60개 밖에 수확할 수 없다. 그러니 비싼 이유가 있다. 수확량이 줄고 벌레 때문에 상품가치가 없는 것도 있다. 그런데도 소비자들은 때깔과 모양이 좋아야 손이 간다. 땅의 지력이 좋아져야 나무의 세기가 강해지면 자연 과실이 좋아진다. 오랫동안 유기농․무농약으로 재배하신 분들의 것은 좋다. 그러나 아직 그렇지 않은 곳이 많으니까 소비자들도 당장 모양․때깔에 현혹돼선 안된다. 그걸 감수해야 같이 살 수 있다. 건강에 좋고 안전한 것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소비자들에 대한 교육도 강화한다는 것이 농군마을의 생각이다. 생산자들 뿐 아니라 소비자들도 함께 교육이 이뤄져야 톱니바퀴가 제대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가나안농군학교에서 2박3일 가량의 유기농교육 집중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다. 

농군마을은 친환경 농산물에서는 확실한 방점을 찍고 싶다. 그래서 각종 인증도 취득했다. 국내 친환경농산물 취급인증(인증번호 제9-6-1호)은 기본이요. 국제규격의 농산물취급인증을 취득했다. 국제유기농운동연맹(IFOAM)의 인증(인증번호 goaa-ia-3-2)이 바로 그것. IFOAM은 1972년 창립돼 유기농운동을 선도하고 지원하는 세계적 민간 기구다. 생태적, 경제적 및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위한 유기농운동의 환경을 조성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확대 및 사회적 기업을 향한 정진

농군마을은 지난 11월19일 분당에 친환경매장 1호점을 세웠다. 품목별로 프리미엄 제품과 저렴한 제품군을 나눠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친환경 농산물 제공에 역점을 두고 있다. 2009년에는 4호점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전체 식품군에서 친환경 식품은 5~7%에 불과하지만 최근의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은 이를 좀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점차 소비자들의 입맛을 까다롭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농군마을은 가시적으로는 친환경 농산물의 유통조직이지만, 농민을 위한 효과적인 역할 수행을 위해 다른 기관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종합적인 참살이 운동을 지향하고 있다. 농군마을의 모태인 가나안농군학교는 친환경 및 로하스 교육을 담당한다. 가나안생명농업연구소는 유기농업기술을 보급한다. 단순비료가 아닌 토양의 형질을 전환시키는 유기농 자재를 개발하고 특허를 받아 보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 같은 유기적인 조직구성을 바탕으로 농군마을은 사회적기업으로 뻗어나갈 생각도 갖고 있다. 농민과 소비자와 함께 맞잡은 손이 아마도 이를 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농산물 앞에 굳이 ‘친환경’을 붙이질 않아도 그 자체로 친환경이었던 시대도 있었겠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농약과 화학비료에 찌든 농산물은 우리 생을 피폐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지구와 땅을 숨막히게 만들고 있다. 당신의 선택이 중요한 이유는 명백하지 않은가. 나와 우리를 살리는 길, 그리고 지구와 후손을 생각하는 길, 친환경 농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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