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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마음으로 천연화장품을 전해주는 이 사람, 로고나코리아 이진민 대표

착한마음으로 천연화장품을 전해주는 이 사람,

로고나코리아 이진민대표


따지고 보면, 자체 임상실험의 결과였다. ‘모세혈관확장증’ 때문에 계절이 지나면 피부가 벗겨지고 쓰라렸다. 홍당무처럼 붉어지는 피부는 화장품 사용조차 힘들게 했다. 세수를 해도 아플 정도였다. 필링(화학적 박피술)의 부작용도 있던 터였다. 그럴 때, 화학제품이 전혀 첨가되지 않은 천연화장품인 ‘로고나(Logona)’를 만났다. 자신이 직접 써 봤다. 희한했다. 여느 화장품과 달리 피부가 전혀 아프지 않았다. 살이 차오르고 편안했다. 확신할 수가 있었다. ‘정말 좋구나.’


이진민 로고나코리아(www.logona.co.kr, 이로운몰에서 로고나제품 구매하기) 대표는 그렇게 로고나의 수혜자였다. 1963년생,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지금 그의 피부나이는 생물학적 나이보다 분명 젊게 보였다. 생기가 있었고, 모세혈관확장증의 흔적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누구도 관심 없고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던 천연화장품을 국내에 들여올 수 있었던 건, 자신이 직접 마루타(?)가 되어 그 효능을 실감했던 것도 한몫했다.


이 대표는 10여년 전, 처음에는 천연화장품을 만들어보고자 생각을 했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알고 다른 나라에서 이를 찾았다. 마침 독일에 ‘로고나’라는 브랜드가 있었다.


알아보니 독일의 환경주의자들이 주축이 돼 만들었다. 무엇보다 인간과 지구를 위한 철학을 담고 있었다. 믿을만하다고 생각이 들어 그들과 접촉했다. 이미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손을 뻗치고 있었다. 그러나 로고나는 쉽게 그들에게 한국 판매를 맡기지 않았다. 철학이 다르고 많이 팔아주겠다는 식의 접근이 그들에겐 먹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 대표는 진솔하게 접근했다. 많이 팔아 줄 자신은 없다고 했다. 유통망도 없고 화장품 전문가도 아니었다. 그저 로고나의 천연철학에 맞춰 서서히 시장에 안착하고 천연화장품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넓히겠다고 했다.


독일어를 잘 하는 한국인을 통해 그들의 생각과 철학에 깊이 공명하고 동감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의 철학이 로고나의 것과 다르지 않았기에 로고나도 조금씩 움직였다. 그리고 마침내 2000년 로고나는 이 대표를, ‘함께 하는 관계’로 인정했다. ‘철학’을 맞췄기에 그 신뢰는 돈독하다. 


마케팅의 달인이 마케팅에 나서지 않는 이유

로고나가 본격적으로 한국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게 된 것은 이 대표의 끈질긴 노력이 함께 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사실, 잘 나갔던 광고인 출신이다. 한 대학교의 국문과를 나와 거대 광고기획사인 금강기획, 제일기획 등에서 카피라이터로 활동했다. 99년에는 당시 화제를 모았던 “선영아 사랑해”라는 티저광고(상품명을 숨겨 호기심을 유발하는 기법)의 주역으로 마이클럽에 몸담았다.


85년부터 시작한 마케팅 활동만 놓고 보자면 그는 ‘달인’이다. 한 개그프로그램의 ‘달인’이 16년 경력을 내세우지만, 그는 30년을 바라보고 있을 정도니. 그런 그가 빅마케팅을 하지 않고, 환경의 세계연대를 꾀하는 독일의 로고나와 매칭이 된 것은 한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의 과거는 어쨌든 소비자들의 욕구를 파고들어 물건을 많이 사도록 만드는 일이었지 않나.



사실 로고나코리아는 별다른 마케팅 활동을 펼치지 않는다. 하다못해 홈페이지에는 그 흔하디흔한 팝업조차 찾아볼 수가 없다. 오픈 이후 단 한번도 팝업창을 띄우지 않았을 만큼 그의 고집은 계속되고 있다. 되레 상품판매와는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을 법한 ‘숲의 소리’를 돈 들여 제작해 놨다. 숲소리가 사람에게 안정감을 주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가꿀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효과 때문이란다.


그는 말한다. “잠시 머물러도 쉼 호흡 할 수 있고 옹달샘에 들른 것처럼 여유가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여기 와서라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덜 답답했으면 좋겠다.” 아니, 물건을 진열해 놓고 팔 자리에 마케팅 달인이 성과와도 직접 연결되지 않을 이런 일을 해놓다니, 이건 어쩌면 배신(?)이다.


그는 “소비자보다 마케팅을 모른다”고 겸손해한다. “소비자를 이끌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도 마케팅을 할 때 두렵고, 30년이 다 돼가는 데도 아직도 마케팅을 모르겠다.” 그래서 로고나코리아는 무리수를 두지 않는다. 허위과장 광고나 판매촉진행사로 고객을 자극하지 않는다. 아니 독일 로고나의 원칙에 따라 광고 자체를 거의 하지 않는다.


홈페이지에 아날로그 요소를 도입하고, 직접 손을 맞닿진 않지만 따뜻한 공간으로서 심리적 치유가 가능했으면 한다는 바람이 담겨있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그것이 제품을 써 본 사람들에서 입소문이 나고 인간과 환경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로고나가 회자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품의 힘을 믿고, 그것으로 형성되는 고객들의 신뢰. 마케팅의 달인이 굳이 마케팅에 나서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착한 마음을 지니고 싶은 지구인

로고나의 화장품은 ‘최적 원산지, 최적 품질의 천연, 유기농’을 원칙이자 철학으로 한다.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일체의 화학재료를 거부한다. 원료마다 원산지를 중요시하고 천연원료 재배지의 기후와 토양, 수확의 시기와 날짜, 시각까지 생각한다.


그것은 최적의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의지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이 또한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지구환경에도 좋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천연화장품에 더욱 힘을 쏟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청정의 가치를 지닌 식물이 멸종하면서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생태적 순환고리보다 경제적 가치를 우선시하니까 문제가 커진다. 정말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착한 마음이 필요하다. 펀드로 돈을 조금 잃는 것은 치명적인 아픔이 아니다. 경제적 가치에 눈이 어둡다보니까 세상의 중요한 가치를 잃을 수도 있다.”


이 대표의 철학은 로고나를 통해 점점 더 단단해지고 있다. 환경이나 사람, 그리고 기업의 가치나 철학 모두가. 그라고 왜 로고나코리아를 좀더 크고 성장가도를 달리게 만들고 싶지 않았을까. 더구나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마케팅의 달인인데 말이다. 그럼에도 그에겐 ‘착한 마음’이 더욱 중요하게 자리를 잡았다.


그는 기업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행복할 수만 있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보다 행복하게. 적당히 먹고 사는데 지장 없이 행복하게. 직원이 갑자기 많아지고 회사가 커지면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결국 고객들에게 좋은 제품을 공급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그의 생각은 양적 성장을 거부하고, 달팽이 속도를 선택한 건설회사인 ‘사우스 마운틴’과도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우리가 무조건적으로 성장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도 성장을 원한다. 그러나 우리는 성장 자체를 위한 무한한 성장(‘암세포의 논리’)은 거부한다. 우리는 특정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성장이 필요하다고 느끼지만, 규모를 확장하면서 우리가 지켜 온 가치를 잃어버릴 수도 있음을 알고 있다.”


그렇게 과도한 욕심을 버리는 지점에서부터 행복한 기업성장은 가능해질지 모른다. 끝없는 자기팽창과 자기증식을 꾀하는 자본에 대한 소박한 반발. 그래서 그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늘 강조한다. 일하기에 편할 수 있는 환경을 같이 만들자고. 월급은 자신이 아닌 고객들이 주는 것이기 때문에 고객이 편안하게 만들어주자고.


“고객 상담을 할 때도, 자신의 엄마나 언니에게 권해줄 수 있는 제품을 얘기하게끔 한다. 최선을 다하면 그 사람은 내 사람이 될 수 있다. 마이클럽할 때도 회원수가 얼마냐는 질문을 자주 받았는데, 숫자는 의미가 없다. 회원수가 얼마 되지 않아도 최선을 다하면, 다시 말하지만 그 사람은 내 사람이 될 수 있고, 그것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그는 로고나코리아를 만들 때, 별도의 펀딩을 받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돈에 얽매이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시작한 덕에 자신의 철학을 펼치면서 참을 수 있었다. 그의 성장에 대한 철학이 그러하듯, 돈 역시 마찬가지다.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다 보면 돈이 된다. 사람을 이용하면 돈이 안 되고. 설혹 이용해서 돈을 벌더라도, 그런 돈은 필요가 없다. 최선을 다하는 일을 1년 이상 하다보면 사람과 돈도 자연스레 올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무(모)한 도전

이 대표는 지금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주변에서는 무모하다고 말리는 작업이다. 바로 10여년 전에 품었던 자체 천연화장품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이미 그는 ‘ISOI’라는 브랜드로 첫 작품을 만들고 있다.


물론 쉽지 않다. 기존에 화장품을 만들어왔던 연구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다행히 신뢰를 돈독하게 쌓은 독일 로고나 본사에서 이를 도와주고 있다. 아니, 이상하다. 어쩌면 경쟁제품이 될지 모르는 화장품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다니. 알고 보니, 로고나의 철학이 그렇단다. 자연화장품이 세상에 널리 퍼져야 하고, 환경연대를 위해서라면 철저히 함께 하는. 


이 제품은 역시나 기존 화장품과는 다르다. 기존 화장품의 경우 용기나 마케팅 비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내용물에는 사실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그런데도 ISOI의 제품은 내용물에 가장 많은 비용을 투하한다. “화장품은 그렇게 만들어서 파는 것이 아니다”라는 주변의 충고는 과감히 무시다. 그 비싸다는 ‘불가리안로즈’를 사용해 천연향 100%의 화장품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현재까지 향을 잡느라 아직 제품이 나오질 못했다. 주문을 받아 만드는 공장에서도 이렇게 까다로운 곳은 처음이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인공향을 썼으면 이미 제품이 나오고도 남았고 가격도 크게 내려갈 터이지만, 그는 인공향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인공향이 피부나 사람에게 주는 폐해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제품 개발이 막바지에 달했단다. 오는 2~3월이면 ISOI의 첫 제품이 선을 보일 예정이다.


그는 사실 고민이 많다. 가격은 비쌀 수밖에 없는데, ‘코리아 디스카운트’ 또한 감안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제품만 놓고 따진다면 상관없지만, 한국산 화장품이라면 으레 싸구려라는 인식과도 싸워야 한다. “내가 미쳤는지도 모르겠다. 내 인생이 이렇게 무모하다. 사실 겁이 난다. 알아준다는 보장도 없고”고 그는 실토한다.


그럼에도 그는 겨울날에 핀 개나리에 한바탕 웃은 에피소드로 그 무(모)한 도전을 향한 마음을 꼭 붙들어 맨다. 남편(《호텔 티베트》의 작가 박인성)과 길을 거닐다가 엄동설한에 핀 개나리를 보고선 그는 “개나리가 나 같애”라고 말했다. 남편이 되받았다. “알긴 아냐?” 그리고 거닐다가 또 피어난 개나리를 보고선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왜냐고 묻는 남편에게 그는 이렇게 답했다. “혹시 알아? 개나리가 봄을 일찍 불러올지.”


그는 그렇게 개나리일지도 모른다. 언젠가 천연화장품 시대가 와서 사람들의 피부가 활짝 웃는 날. 우리는 엄동설한에 제 정신 아닌 양으로 피어났던 개나리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러면 그때 그 개나리, 착한 개나리였음을 기억해 달라. 우리에게 봄을 일찍 불러온. 얼굴 피부뿐 아니라 마음의 피부까지 활짝 개이게 만든 그 개나리. 


[글 김이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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