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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루덴스/일삽우일삽

선물 눈뭉치

추석 때 이로운몰에선 아주 질 좋은 멸치와 사과를 팔았다. 극히 일부의 사람들에게.
나도 구입자가 되어 아주 질 좋은 멸치를 평소 존경하던 옛 직장 상사이자 어른께 보내드렸더니 다정한 편지와 함께 시디 몇 장을 선물로 보내주셨다.

그런데, 내 집엔 오디오가 없다.
컴퓨터에 스피커도 없다.

그러니 그 선물은 어이하나.

회사에서 들을 수도 있지만 일하면서 음악을 듣는 편이 아닌데다 귀에다 뭘 꽂고 있질 못한다.

그래서 거금을 들여는 아니고(거금을 그어대는 카드를 이용해) 오디오를 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오디오 열심히 굴리려면 시디를 또 부지런히 사서 들어야 한다. 같은 시디를 계속 듣는 건 재미없다.
그래서 음반 사이트에서 시디 몇장을 또 주문했다.

그러고보니 옛날에 듣던 시디들도 다시 듣고 싶어졌다.
그런데 이사하면서 옛날 시디 다 버렸다.(그보다 전에 들을만한 건 다 다른 사람을 주긴 했지만)

그래서 옛날엔 있었으나 지금은 없는 시디를 또 사야 하나, 심각하게 고려중이다.

아마 시디를 선물로 주신 선배는,
선배의 선물이 이렇게 커다란 눈뭉치가 되어
눈먼아이의 지갑과 머리를 헤집는 건 모르시겠지.

하하.
때로 예기치 않게 배보다 더 큰 배꼽이 되는 선물도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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