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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이로우너 이야기

생각보다 어려운, 생각보다 쉬운

어제 한 모임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아주 인상 깊은 장면이 있었습니다.
그곳에 모인 스무 명의 사람들 중 두 사람이 자신의 컵으로 물을 먹고 있었습니다.
아마 종이컵을 쓰지 않기 위해 가방에 늘 텀블러나 뚜껑이 있는 컵을 가지고 다니는 거겠지요.

그 모임에서 그 두 사람만 종이컵을 쓰지 않았습니다.
(물은 먹어야 하고, 그 장소엔 스무 명의 사람들이 다 쓸만한 컵은 없었으니 종이컵 쓰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지요.)

저는 그 장면이 어제 모임의 어떤 진지한 주제보다, 진지한 토론보다 더 각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반성이 많이 되더군요.  
그 두 사람 또한 가방에 늘 컵을 넣어다니기가 불편하겠지요. 사용 후에는 또 씻어야 하는 수고도 있을 테고요, 때로는 컵에 남은 물기 때문에 가방 안의 책이나 수첩이 살짝 젖기도 하겠지요.
그래도 그렇게 컵을 들고 다니는 거겠지요.

물론 저는 회사에선 종이컵을 잘 쓰지 않지만,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살 땐 당연히 플라스틱 혹은 종이컵에 커피를 받습니다.
그 컵을 몇 번 재활용해서 다시 쓰는 것으로 내 할 몫은 다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회사에서 쓰는 머그를 씻기 귀찮을 땐,
나는 평소엔 종이컵을 잘 안 쓰는데 뭐, 하면서 종이컵을 쓰기도 했습니다.

환경보호, 환경을 지켜야 한다, 이로운소비, 현명한소비...
내가 하는 말만큼  아니 그 반이라도, 나는 실천하고 있는 걸까요.
참 부끄러워졌습니다.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만, 어쩌면 생각보다 쉬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쉬운 일로 만드는 것도, 어려운 일로 만드는 것도
다 내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선택은 각자의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