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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신상/신상에 이로운 소식

비용 대비 효과 만점 선물 잘 고르는 법

어제는 나눠묵자의 생일이었어요.
저는 나눠묵자에게 어떤 선물이 좋을지 오래 고민했답니다. 작년에 준 품목을 또 주는 건 NG.
제가 고른 건 미술용 스케치수첩 크기별로 두 권씩과 책, 그리고 카드였어요.
나눠묵자가 한 때 그림을 즐겨 그린데다 요즘 이런저런 일로 머리가 복잡할 테니 일에 연관된 수첩이나 다이어리 말고 자유로운 상상을 펼칠 수 있는 촉감 좋고 슥슥 잘 그려지는 고급 스케치수첩이면 딱이겠다 싶었지요.
홍대 근처 화방에서 스케치수첩을 다 뒤져서 골랐어요.
칭찬 받았습니다.

살다보면 선물할 일이 많습니다. 물론 선물받을 일도 많지요. 하지만 그렇게 받은 선물에 얼마나 만족하셨나요? 정말 좋은 선물이야, 싶은 게 얼마나 있었나요?
주는 이의 정성은 너무나 고맙지만, 어.. 이건 별로인데 할 경우도 분명 있었을 거예요.
그럼 주는 이 입장에서는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지는 거지요.
선물은 어쩌면 '물건'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을 생각하는 '시간' 때문에 더욱 가치가 발하는 거니까요.

모두에게 적용될 순 없겠지만,
혹시라도 도움이 될만한 선물 고르는 법을 잠깐 소개해드릴께요.


오래된 친구에겐 그 사람이 좋아할만한 것, 하지만 본인이 잘 사게 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오래된 친구일수록 선물횟수가 많아지니 매번 그 품목을 사주는 건 별로예요.
특히 선물받는 이가 여성이라면 화장품이나 옷은 피하는 게 좋아요. 물론 그 사람의 취향을 잘 알고 있다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다면 돈은 많이 썼는데 정작 당사자는 쓰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여성들은 대부분 특정 브랜드의 선호하는 화장품이 있고 옷 또한 취향이 뚜렷하니까요.
(매년 생일마다 제게 에**로*나 샤*의 립글로스나 화장품을 선물하는 친구가 있는데, 정말 마음은 고마운데 한 번도 쓴 일이 없어요. 저는 에**로*나 샤*을 쓰지 않거든요. 제 피부건강상)

커피를 좋아한다면, 예쁘고 앙증맞은 머그나 커피도구도 괜찮고 평소 목욕을 즐긴다면 목욕용품 등도 괜찮아요. 의외로 북마크나 손에 잘 맞는 펜 등의 팬시문구류도 인기 있답니다.

직장 동료나 선후배 사이라면 보통 음반이나 책을 선물하는 것이 무난하지만
이 경우에도 조심하실 게 있어요. 그 사람이 전혀 들어보지 못한, 아주 생소한 장르는 피하는 게 좋고요.
특히나 책은 제목을 조심하세요.
예를 들어 일반적인 마케팅에 관한 책이면 괜찮지만.. 실용처세서 중에서도 제목에 따라 오해할 수 있거든요.
'말조심하는 사람이 오래 간다'라는 제목이라고 하면 받는 사람이 뭐야, 나보고 말조심하라는 거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요. 그러면 아니 준만 못하답니다. 차라리 시나 소설 등 문학작품이 안전하지요.

직장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소품도 괜찮아요. 목베개라거나 무릎담요라거나 좀 귀여운 슬리퍼도 좋아요. 명함을 잘 보관할 수 있는 멋진 케이스도 괜찮고요.

저는 후배들에겐 주로 탁상달력이나 다이어리를 선물합니다.
물론 공짜로 제공되는 탁상달력이나 다이어리도 많은 거 알아요. 하지만 다이어리는 함께 가서 고르면 충분히 자신에게 맞는 걸 고를 수도 있고요, 일 년 내내 후배의 책상과 업무에서 함께 하는 거니까요.
그 후배가 어떤 다이어리를 쓰는지 평소에 눈여겨보아두었다가 12월 초쯤 슬쩍 들이밀면 효과가 좋지요.

선물이 꼭 비싸야 하는 건 당연히 아니예요.
평소엔 접하지 못한 것, 하지만 선물 주는 이가 오랫동안 써오면서 품질이 검증된 것을 선물하는 것도 좋아요.
주로 먹을거리가 여기에 해당될 텐데요,
비싸지 않으면서 맛있는 간식을 보내면 인기만발이죠.

조카나 지인의 아이에게 선물하는 거라면, 아이가 당연히 좋아하는 거여야 하지만, 그 아이의 부모 눈치도 보는 게 좋아요. 귀여운 아이가 좋아라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흔히 아이가 좋아하는 것만 사주기 쉬운데... 그 부모는 못마땅할 수 있거든요. (건강에 나쁘다거나 교육상 좋지 않다거나)
어려운 자리일수록 아이와 부모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장난감이 좋답니다.
친환경 장난감이나 교구가 무난하고요, 아이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간식도 좋습니다.

부모님께는 보통 현금이 최고지요. 정말 그래요.
하지만, 현금만 드리긴 너무 민망할 때는 연세를 생각해서 건강식품 쪽이 무난한 듯해요.
부모님들은 당신의 건강은 잘 챙기지 않으니까요.
꿀이나 차, 청국장도 괜찮고...건강베개도 좋지요.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인가요?
하지만 이건 꼭 억하세요.

선물은
받는 사람이
"어머, 이거 한 번쯤 사고 싶었는데"
"어머, 이거 내가 평소에 즐겨쓰는 건데"
"어머, 이런 것도 있었어? 몰랐는데 정말 좋으네."
라는 감탄사가 나오게 할수록
성공이라는 걸.

그리고 마음을 전하는 손글씨 카드가 최고라는 걸.
 
이왕 돈 들이고 시간 들여 준비한 선물, 효과를 최대한 높이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