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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신상/커피한잔에 Takeout하는 세계

커피, 고단한 노동의 음료를 벗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발딱' 일어나지 못하고 한참을 뒤척인다. 한참이라고 해봐야 겨우 10~20분이지만, 그 뒤척이는 시간이 좋아 부러 시간을 좀 당겨 알람을 맞추곤 한다. 그렇게 뒤척이고 일어나 씻고 당기는 얼굴에 스킨 로션을 찍어바르고 나서 하는 건 커피원두를 가는 거다. 4인분의 커피원두 40그램을 가정용 그라인더에 가는 시간은 1분 남짓. 출근 시간엔 그 1분이 한없이 길기도 하지만, 마을버스 정류장까지 뛰어가는 한이 있어도, 전철에서 내려 미친 듯이 뛰는 한이 있어도 결코 포기 못하는 시간. 스걱스걱 별로 좋지 않는 소리와는 달리 내 작은 공간에 피는 커피향기는 참으로 좋다. 주전자에 물을 올리고 물이 끓기를 기다리며 핸드드립할 준비를 한다. 적당한 굵기로 간 원두를 최대한 평평하게 피며, 오늘은.. 더보기
‘즐거운 소비’로 당신의 자부심을 산다, ‘카페 티모르’ ‘즐거운 소비’로 당신의 자부심을 산다, ‘카페 티모르’ 사회적 기업의 모범사례가 되고 싶은 공정무역 커피의 대명사 요즘 사람들은 소비활동이 소비만으로 끝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돈 들인 이상의 그 무엇을 원한다. 그것은 주로 심리적인 것에 기인하기도 한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현명한’ 혹은 ‘윤리적인’ 아니면 ‘착한’이 소비의 수식어가 될 수 있겠다. 내가 소비한 상품이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니, 이건 매력적이다. 소비를 죄악시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지만, 그 소비가 내 물질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다른 누군가에게도 도움을 준다면, 내 심리적 만족도 역시 더 뿌듯해진다. 바꿔 말하자면, 이것은 ‘즐거운 소비’다. 착하면 즐겁다는 것. 우리가 일찌감치 유치원, 초등학교 시절부터 귀에 인이 박히.. 더보기
잘든 뜸 커피를 내릴 때마다 꼴깍하고 넘어가는 침도 참을 만큼 떨리는 순간이 있다. 커피에 첫물을 내릴 때, 일명 뜸을 들일 때다. 아무리 생두가 좋아도 로스팅을 제대로 못하면 그 맛을 끌어내지 못하고, 아무리 로스팅을 잘 해도 생두가 나쁘면 아주 맛있는 커피는 될 수 없는 것처럼, 아무리 로스팅이 잘된 원두라도 드립을 제대로 못하면 아주 맛있는 커피를 맛볼 수 없고, 그 커피맛을 좌우하는 첫 걸음이자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첫물, 뜸을 들일 때다. 팔을 한껏 몸에 붙이고, 제발 제발 하는 마음으로 물을 내린다. 그 물을 따라 조용히, 그러나 조금씩, 너무나 봉긋하게 커피가 떠오르는 걸 볼 땐 황홀감까지 느낄 때도 있다. 사실 뜸은 커피를 내릴 때만 중요한 건 아니다. 흔히 뜸들이지 말고 얘기하라,고 뜸을 부정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