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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이로우너 이야기

안녕 서린동

오늘 아침 이로우너들은 무척 분주했습니다.
오전 업무를 하면서 짐도 싸야했기 때문이죠.
한 시간 남짓 사무실 안에는테이프로 박스를 싸는 소리가 맹렬했답니다.
이제는 개인이 챙겨야 할 모든 짐은 다 싸고,
각자의 책상에는 컴퓨터만 있습니다.

이렇게 서린동의 마지막 날이 시작되었습니다.
짐을 싸고 짐을 한 곳으로 치워두었더니 그동안 좁아서 불편했던 사무실도 휑하니 넓어보입니다.
나눠묵자와 제 책상 사이에 가로벽처럼 쌓여있던 책이 없어져서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도 참 눈이 부십니다.

이제 몇 시간 후면, 이곳을 떠나 서교동의 새 사무실로 갑니다.

이곳에서 이로운몰이 시작되었습니다.
나눠묵자와 저만 달랑 있었는데, 네네승우가 왔습니다.
네네승우와 저는 보여줄 홈페이지 하나 없이 공급사 선생님들을 만나고 이로운몰의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언젠가, 햇빛 쏟아지는 거리에서(이유는 있지만 말씀드리기는 어려워요) 엉엉 운 것이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납니다.
돌아보면 참, 쉽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홈페이지 하나 없는 이로운몰을 믿고 많은 공급사에서 기꺼이 계약을 해주셨지요.

찬바람이 불 때쯤 고기님하가 왔습니다. 나눠묵자는 고기님하의 미모에 반해 확정면접 10분이면 되요, 하시다가 저녁식사까지 하셨지요. 뭐 저도 그랬습니다.

그 뒤로 새콩이가 오고, 섬섬옥수가 오고, 올 10월 초에는 꽃다운 청춘 노랑이와 토닥토닥도 왔습니다.
(이로운몰에서 인턴을 했던 더불어와 아기가 그리워 다시 집으로 돌아간 두루두루도 있네요)

이 작은 공간에서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빈말이라도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을 맞추기 위한 파열음도 있었고, 얼굴 붉힐 일도 있었어요.
속상한 일도 많았어요.

이사를 가는 곳은
이곳보다 환경이 훨씬 좋습니다.
개인 공간도 넓어지고 책상도 커지고 공기도 좋습니다.

하지만 가끔, 서린동이 그리울 것입니다.
업무 시간엔 지옥같던 '청계천 행사 소음'도 생각날 것같습니다.

바로 이곳, 서린동 청계11빌딩에서 이로운몰이 시작됐으니 서린동 청계11빌딩은 이로운몰의 고향인 셈이니까요.


안녕 서린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