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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이로우너 이야기

사랑의 몰래산타! 뒷 이야기

25일.
아침부터 분주하게 이리저리 뛰어다니보니, 벌써 몰래산타들이 모이기로 한 시간이 다 된거에요.
(토닥토닥은 마포 몰래산타 3조 조장이면서... 준비위원회에서 기획단으로 활동하느라, 여러가지 실무와 잡다하게 할 일들이 많았어요.)

에그머니나! 
아직 할 일들 정리도 제대로 못했는데 하며 정신 못차리고 있을 때, 
다행히도 지난 해에 다른 지역에서 산타를 경험해 보신 분이 있어,
오늘 각 가정을 방문하여 우리가 준비한 것들을 어떻게 보여줄지.. 시나리오를 짜서 연습해 보라고 하고는.

후다닥 다른 일들을 하고 있었어요.
요술풍선으로 강아지와 곰, 꽃을 만들 수 있다는 이유하나만으로 갑자기 풍선아트 강사가 되어,
다른 조의 풍선산타들에게 만드는 방법을 다시 가르쳐 주고 있었답니다.

할 일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우리 조 모임으로 돌아갔더니,
캐롤을 틀어놓고 '울면안돼' 율동 연습을 하고 있는거에요.ㅋㅋㅋ
20대부터 30대 중반까지 다양한 연령의 산타들이 산타할아버지 수염을 흉내낸 동작을 하고 있는 걸 보고 있자니, 한편으론 귀엽고 한편으로 손발이 오그라들기도 했답니다. ㅋㅋㅋ
저도 합류하여, 가사에 아주 아주 충실한 율동을 배우고는 마지막으로 연습을 해 보았어요.

'음.. 이대로만 한다면 올해도 작전 성공이겠는걸'
5시가 되자 '3조 화이팅!'을 크게 한 번 외치고는 길을 나섰습니다.

3조는 총 다섯 가정을 방문했어요. 봉사네트워크에서 활동하시는 가정도 방문했구요, 차상위계층 가정도 있었고, 한부모 가정도 있었습니다. 다른 조에서는 그룹홈이라는 시설을 방문하기도 했고, 독거노인을 방문한 조도 있었어요.

여기서 잠깐, 다른 조의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해 드리면,
할머니께 간식을 들고 가서 나누어 먹으려고 귤을 샀다고 합니다.
허걱.... 그런데, 이 할머니께서는 노점에서 귤을 팔아 생활하시던 분이었던거죠. 모든 조원들이 너무 죄송스러워했다고^^;

토닥토닥이 조장인 3조는!!
별 탈 없이 아이들과 재미있게 놀다 왔답니다.
다만, 마술을 보여주던 산타가 아이와 너무 가까이 앉아있는 바람에, 속임수를 들킨 에피소드 정도?
마술을 보여주었더니, 3학년이던 아이가 교회에서 어떻게 하는지 다 배운거라는 말에 얼굴이 붉어진 에피소드 정도?
풍선산타가 강아지 만들어 줄까 했더니, 아이가 '저 개 되게 싫어하는데요.'라고 말해서 살짝 상처받았던 일 정도?
아이들과 탁상용 트리세트를 펼쳐서 트리를 만들고 전구를 걸친 후에 플러그를 꽂기 위해 안방문을 열었더니 거대한 트리가 있어서 아주 조금 민망했던 일 정도?

뭐 이정도면 무리없이 잘 진행했네요.^^;
오히려 이런 실수 때문에 부모님과 아이들과 한 번 더 웃을 수 있었던거 같아요.^^

부족한 것 투성이인데도, 부모님,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삼촌들께서 너무 고마워하셔서 오히려 더 죄송했어요. 1년에 한 번 이렇게 잠깐 방문하는 건데, 정말 반갑게 맞아주셨거든요.
어디서든 늘 좋은 일 많이 하며 살아야지.. 하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따뜻한 마음 가진 사람들이 참 많구나 싶어 흐뭇했던 크리스마스였습니다.
이번 산타를 계기로 새로운 인연도 많이 만났구요.
내리는 눈도 따스하게 느껴졌던 2009년의 성탄절이었습니다.

직접 산타로 함께 움직이진 않았지만... 여러 가지로 도움 주셨던 분들도 많았답니다.
몰래산타를 위해  마음으로 지지해주시고 도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로우너들의 후원도 정말 감사드려요.
재생지로 만든 연필 후원덕분에 이로운몰 자랑 좀 많이했답니다. ㅋㅋ

내년에는 더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지겠지요?
어려운 경제에 뼈속까지 추운기운이 쌩쌩불어도...
이럴 때일수록 틈틈이 나눌 줄 아는 마음이 널리널리 퍼졌으면 합니다.


** 그날 토닥토닥은 수원이 집인 조원으로 인하여.. 차끊긴 아이를 차마 혼자 두고 올 수 없어 노래방까지 갔다가.. 새벽 4시에야 들어왔답니다.  저녁까지 기절해 있었다는 소문이.....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