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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지구인/폰카·디카로 본 세상

[캄보디아 물이 얼마나 없기에2]식수 항아리에 벌레시체 둥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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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20미터만 파면 바로 지하수가 솟아나온다고 하는데 그걸 팔 돈이 없어서 사람들은 더러운 웅덩이 물을 항아리에 퍼서 건더기만 가라앉힌 후 마십니다. 사진에 보이는 건 웅덩이 속에 닭털이 썩고 배설물이 군데군데 떠 있는 모습입니다. 슬리퍼 바닥이 물에 젖어 둥둥 떠 있는데 잘 보시면 곰팡이 같은 게 슬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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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에 빗물을 모아두는 웅덩이는 정말 기가찰 정도로 더러웠습니다. 더운 날엔 소를 씻겨주는 곳이기도 하고, 오리나 닭 등 가축이 물을 마시러 첨벙첨벙 들어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가축 배설물이 섞여 들어가는 건 자명한 일이지요. 그 안엔 물고기도 산다네요. 현지 주민들의 단백질원이기도 한. 가축을 기른다지만 어디까지나 농기계를 대신하는 역할일 뿐이니 고기를 많이 먹을 순 없기 때문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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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마다 이와 같은 비가 온다면 빗물이라도 받아 먹는데, 그 빗물을 모아놓은 항아리엔 모기가 알을 까기 십상이라네요. 그런 항아리라도 많이 가지고 있는 집은 그나마 잘 사는 집이고, 항아리에 모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시멘트 뚜껑을 만드는 업체가 따로 있다고 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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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 속을 들여다보니 먼지 뿐 아니라 물에 빠져 죽은 벌레 시체 등 오물이 둥둥 떠 다닙니다. 사실 캄보디아 가서 현지인들이 먹는 물을 마셔보리라 생각했는데, 엄두를 못냈어요... 정말 먹으면 그대로 탈이 나겠다 싶을 정도였으니...




그나마 물을 많이 모아 둔 동네 사원으로 가봅니다. 각 가정에서 수킬로미터를 걸어가야 그나마 맑은 식수용 샘물을 길을 수 있는데, 그 물이 없으면 여기와 같은 사원에 와서 물을 퍼간다고 해요. 여긴 아이들의 목욕터이자 수영장이자 마을사람들의 식수원이기도 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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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간 시간대가 가장 더울 때라서 다니는 사람이 없었는데 마침 물을 뜨러 온 동네 청년이 있었습니다. 학교 학생들이 마실 물을 뜨는, 일종의 심부름꾼 같은 일을 한다는 청년이었는데. 그냥 첨벙첨벙 들어가서 물을 퍼서 항아리에 붓고, 그 물을 가라앉혀 마신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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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이 연못은 뜻있는 기부자들이나 외부 단체가 돈을 모아 만든 곳이랍니다. 이 게시판에는 기부자들의 명단과 그들이 낸 돈의 액수가 적혀 있습니다. 캄보디아 정부는 이런 돈을 낼 여유가 안된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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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캄보디아 정부가 '필요한 우물의 갯수를 조사해서 보고하라'고 해서, 우리나라의 '리(里)'에 해당하는 단위마다 70개 정도의 우물이 필요하다고 상부에 올렸다는군요. 그런데 정작 정부가 가용한 예산은 마을당 꼴랑 1개의 우물을 지원해줄 수 있을 뿐이고, 그나마도 제가 갔던 마을에선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외국 NGO들의 도움이 이들에겐 절실할 수밖에요.



이 나라도 물이 적은 나라는 결코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일년 강수량은 대략 1240mm, 이 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500mm가 넘습니다. 중국에서 발원해서 태국, 베트남, 라오스를 거쳐 흐르는 메콩강도 이 나라를 가로지릅니다. 하지만 빗물을 모아둘 시설이라곤 항아리 외엔 찾아볼 수 없고, 그나마 유량이 풍부하다는 메콩강은 여러 나라를 거치며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오염돼버립니다. 메콩강 하구 근처엔 온갖 쓰레기가 그대로 흘러들어가고 옆에만 가도 온통 지린내가 진동을 합니다. 더러운 물을 정화시킬 인프라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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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판 '생명의 우물'에서 아이들이 웃는다
한국인들의 캄보디아 우물 지원현장 기사 보기

생명의 우물' 캠페인은 6월5일까지 환경재단(
www.greenfund.org)
후원계좌(국민은행 813037-04-000372, 농협 013-01-296897, 예금주 환경재단)
자세한 문의는 환경재단(02-2011-4300) 사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