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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신상/요리조리 맛있는삶

장조림 실패하지 않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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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토닥토닥과 섬섬옥수에게 장조림을 팔았어요. 달걀을 한 번에 많이 사서 달걀장조림을 하는데, 혼자 먹기엔 많고, 그렇다고 장조림은 너무 적게 하면 맛이 안 나거든요. 그냥 줄 수도 있었지만^^ 그리 하지 않았습니다. 요즘 주머니가 참 가난하거든요. 장조림 값 받아서 점심 먹었습니다.

장조림, 그냥 간장물에 재료 넣고 뭉근히 끓이기만 하면 될 것 같은데 생각보다 맛있게 잘 되지 않는다는 분들도 계셔요. 잘못하면 짜게 되거나 고기를 넣을 경우 비리거나 누린내가 나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래서 간단히 알려드립니다.

고기를 싫어하는 분들을 위한 장조림법
1. 맹물은 맛이 없어요. 멸치나 다시마 혹은 가스오부시로 육수를 우린 후 그 육수를 쓰세요.
2. 육수와 간장을 1.5 :1 정도로 섞어 간장물을 만듭니다. (간장의 짠맛 정도에 따라 육수를 좀 더 넣으셔도 되고, 간장을 좀 더 넣으셔도 됩니다. 대략 이 정도예요.) 설마 간장만으로 졸인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셨죠?
3. 달걀이나 메추리알 혹은 감자 등 오래 끓이며 조려도 되는 재료를 넣고 졸이세요.
   달걀 비린내나 메추리알 비린내도 생각보다 많답니다. 이럴 땐 매실엑기스나 통마늘을 조금 넣어도 좋고, 꽈리고추 등을 통째로 넣으면 더 좋아요. 
4. 간장물을 입에 떠서 살짝 맛을 보세요. 조금 짭잘하다 싶으면 그만 졸이셔도 됩니다. 장조림은 둘수록 점점 더 짜지니까 그것도 감안하세요.  

*달걀이나 메추리알을 넣을 땐 노른자가 나와서 국물을 흐리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노른자가 터지면 국물도 탁해지고 장조림도 빨리 상하는 것 같더라고요. 달걀이나 메추리알의 노른지가 정중앙에 있을수록 좋겠죠. 삶을 때 냄비를 몇 번 굴러주는 성의가 있으면 좋지요.

고기를 좋아하는 분들을 위한 장조림법
1. 고기에서 국물이 나오니까 따로 육수를 마련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2. 간장물은 마찬가리로 물과 간장 비율이 1.5 : 1 정도면 되고요. 마찬가지로 꽈리고추나 통마늘 등을 넣으면 더욱 개운해집니다.
3. 그렇지만 고기 노린내를 잡는 수고를 해야 하죠. 쇠고기장조림은 비싸니까 그렇다치고, 보통 돼지고기 장조림을 많이 하는데 성지농장 무항생제 돼지뒷다리살이나 사태  정도를 준비하셨다면 누린내 걱정은 안 하셔도 되지만, 긴급하게 동네 마트에서 사온 돼지고기라면.. 누린내 제거가 필수입니다.
잘 알려진 고기 누린내 제거법은 우유에 담궈둔다는 건데요, 저는 우유가 아까워서 차마 그럴 수는 없고... 냄비에 불을 넣고 물을 팔팔 끓입니다. 물 양은 고기가 푹 잠기지 않을 정도면 됩니다. 그 물에 양파를 적당히 넣으시고, 카레가루를 조금 넣으세요. 그리고 고기를 데치듯이 한 번 삶아 건지면 됩니다. 통후추가 있다면 통후추를 넣어도 좋고요, 어떤 분들은 소주도 살짝 넣으시더군요. 매실액이나 매실식초도 도움이 됩니다.(식초 너무 많이 넣지만 않으면.. 어차피 식초 성분은 휘발된답니다. 걱정마세요.)
4. 그렇게 살짝 데친 돼지고기를 간장물에 넣고 졸이면 됩니다. 고기가 너무 크면 바깥은 짜고 안은 간이 배지 않는 슬픈 상황이 되니까 어린이 주먹만하게 토막내는 게 좋습니다. 참참 장조림은 지방이 없는 부위여야 해요. 안 그랬다간 장조림 식고 기름도 식고.. 딱 봐도 입맛 떨어지는 참상이 벌어집니다.
5. 고기 장조림도 너무 짜게 하지 마시고, 먹을 때마다 고기를 결대로 찢어 간장에 살짝 적셔먹는다는 기분으로 적당히만 졸이셔요. 짜게 먹는 거 몸에도 안 좋답니다.
6. 고기장조림에는 감자가 들어가면 더 맛있어요. 감자 끝이 부스러지지 않도록 적당한 크기로 자른 감자의 끝을 살짝 둥글게 해둔다면 더욱 멋지죠.

*장조림 간장 활용법
아무래도 장조림 하고 나면 간장이 많이 남잖아요. 장조림 다 먹고 나서 간장 재활용하면 위생적으로도 별로이고, 빨리 상하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덜어두고 깨끗한 병에 넣어 식힌 후 각종 볶음요리에 간장 대용으로 쓰세요. 맛간장 못지 않답니다.